코로나가 바꿔놓은 삶…장기적인 영향 5가지

일상적·영구적 재택근무…‘15분 생활권' 도래
배달의 일상화…‘클라우드 마켓’서 주문·배달
‘심장박동’ 활용한 보안…디지털 기반 교육으로의 전환
  • 등록 2021-08-15 오전 5:00:00

    수정 2021-08-15 오전 5:00:00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은 전세계인의 일상을 송두리째 뒤바꿔놨다. 재택근무, 원격강의 등이 뉴노멀이 되면서 새로운 생활패턴이 자리잡았다.

15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글로벌 정보통신(IT) 서비스 기업 코그니전트는 디지털 전환(DT)이 가속화하면서 현재 나타나고 있는 5가지 트렌드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인간의 삶에 끼칠 장기적인 영향을 제시했다.

일상적·영구적 재택근무(WFH·working from home)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대부분의 사무실 기반 업무가 재택근무로 전환됐다. 이는 향후 장기적으로 전세계 모든 기업, 모든 산업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미 일부 기업에선 변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구글·페이스북·트위터 등은 원한는 경우 일부 직원들의 영구 재택근무를 허용하기로 했다.

코그니전트 미래직업센터(CCFW·Cognizant’s Center for the Future of Work)의 공동 설립자이자 소장인 벤 프링은 “미래의 사무실은 △고객을 위한 쇼룸 △연구·개발 연구실 △파티 공간 등 세 가지 주요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공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옥을 소유하고 있는 기업의 경우 하나의 건물에 세 기능이 각각 담긴 사무실들을 배치할 수 있겠지만, 본사와 구분해 필요에 따라 임대하는 방식으로 각기 다른 지역에 위치한 건물들을 각각의 용도로 쓸 수도 있을 것이라고 프링 소장은 예상했다.

‘15분 생활권(15 minute spaces)’의 도래

집과 사무실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많은 직장인들이 출·퇴근길, 정수기, 상점 등이 없는 하루 일과를 보내게 됐다. 이에 따라 새로운 생활패턴에 맞는 새로운 공간이 필요하게 됐다.

미래 직장을 준비하기 위한 한 가지 전략으로 제시된 방안은 직장인이 15분 이내에 쉽게 갈 수 있는 거리에 레스토랑, 바, 체육관 또는 미술관과 같은 편의시설을 모아 놓은 허브를 만드는 것이다. 직장인들에게 업무 중 잠깐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기존에 사무실 내에서 이뤄졌던 사회적 네트워크 구축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미 미국 스타트업 리프(Reef)는 짧은 시간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구할 수 있는 도시 설립을 목표로 사업을 시작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자동차 없이 이동이 가능하며 모든 시설이 디지털 기술로 연결돼 있는 스마트 시티 ‘네옴(NEOM)’을 구축하고 있다.

홍해 연안과 사우디 북서부의 산·계곡을 연결하는 이 도시는 대기오염이나 교통사고에 따른 사망, 통근에 따른 인생 낭비를 없애겠다는 취지 하에 미래 도시 개념을 도입해 설계됐으며, 재생가능 에너지로만 구동될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구축하고 있는 스마트시티 네옴(NEOM) 이미지. (사진=네옴 홈페이지)
‘클라우드 마켓’서 주문·배달

전세계 많은 국가에서 봉쇄 기간 동안 배달 음식의 인기가 치솟았고 상당 지역에서 이미 일상이 됐다. 디지털화와 재택근무 일상화 등으로 배달 업계에서도 혁신이 예상된다.

전통적인 좌식 레스토랑들은 봉쇄조치 및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해제되고 다시 문을 열었을 때 이전보다 힘겨운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앞으로 기존과 다른 장소에 식당을 짓는다거나, 새로운 모습의 주방 또는 공연관람 등 ‘경험적 식사’를 제공하는데 더욱 의존해야 할지도 모른다.

동시에 레스토랑 자체가 움직이며 집앞까지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팝업 키친’이 조만간 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코그니전트 소프트비전의 클레이튼 그리피스는 “이러한 ‘유령 주방(ghost kitchens)’은 고객이 다양한 요리와 소스를 고르면 매치시켜 배달해주는 서비스, 이른바 ‘클라우드 마켓’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심장박동’ 활용한 보안 기능

디지털 전환 가속은 보안 문제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해부터 피싱 이메일부터 랜섬웨어, 직접적인 해킹에 이르기까지 코로나19 사태를 악용한 각종 사이버 범죄가 난무하고 있다.

원격근무는 더 많은 개인정보 또는 사업정보를 공유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그런데 마스크 착용 의무화로 안면인식을 활용한 보안 기능이 마비됐다. 만약 감기처럼 코로나19 바이러스와도 더불어 살아가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들어맞는다면 마스크 착용도 일상이 될 수 있다.

이에 심장박동 패턴을 이용한 새로운 보안 기술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미 국방부와 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심장 ID’ 장치는 적외선 레이저를 사용해 개인의 고유한 심장 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이미 라이선스를 받을 수 있다.

(사진=AFP)
디지털 기반 교육으로의 전환 가속화

유네스코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동안 13억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학교에 다니지 못했다. 선진국들에선 교육이 대부분 화상으로 이뤄졌다. 가족들끼리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자녀의 디지털 기기를 다루는 능력이 향상되고, 자신의 실력에 알맞은 속도로 학습이 가능해지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학교와 가정 학습에 균등하게 분배되는 하이브리드 학습 환경으로 바뀌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 경우 아이들은 더욱 독립적이고 창의적이 될 수 있고, 감성 지능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는 선진국에 국한된 얘기다. 선진국에서조차 이같은 교육 방식은 디지털 기기를 구매할 여유가 부족한 학부모들에겐 상당한 스트레스가 됐다. 개발도상국과 저소득 국가에선 자녀들이 학교에 가지 못해 교육 기회를 놓치는 일이 다반사였다.

WEF는 “팬데믹에 따른 사회적, 경제적 전환이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가속화에 의해 촉발된 많은 추세가 선진국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개도국에선 같은 방식으로 적용되지 않을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우리 세계를 더 탄력적으로 만들고 ‘더 나은 재건’을 한다는 것은 글로벌 디지털 혁신 국면에서 이러한 과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더 나은 재건’은 선진국과 신흥국 간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해 WEF가 내놓은 ‘뉴노멀에서의 디지털 포용 가속화’라는 보고서에 등장한 아젠다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 6월초 같은 제목의 정책 보고서에서 비슷한 취지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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