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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1951년 IWC에 가입하기는 했지만 고래고기를 즐기는 식문화 탓에 지속적으로 포경 재개를 요구, 고래어종 보호를 주장하는 다른 나라들과 대립해 왔다.
고래고기 버거·미트볼로 학교 급식도
일본은 고래고기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먹는 나라다. 일본 해안가에 위치한 도시들은 수 세기 전부터 고래 사냥을 해왔다. 일본인들인 고래를 머리부터 꼬리 끝까지 심지어 표피의 기름까지 모두 요리 재료로 활용한다. 심지어 상업포경이 금지된 1986년 이후에도 과학연구 목적이라는 명분아래 매년 200~1200마리의 고래를 잡아왔다. 이 때 잡힌 고래 대부분은 일본인 식탁에 올랐다.
특히 식량이 부족했던 세계 2차 대전 이후 고래 고기는 해안가뿐만 아니라 내륙 지역까지 확산했다. 이후 194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중반까지 고래는 일본의 주요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일본의 고래고기 소비량은 1962년 연간 23만 톤에 달했다.
심지어 일본에선 학교 급식에도 고래 고기가 자주 등장했다. 상업 포경이 금지된 이후 사라졌다가 2005년에 다시 급식 메뉴로 등장했다. 일본 교육당국이 고래고기를 학교 급식으로 제공한 이유는 일본 어린이들에게 일본의 포경 전통과 고래 음식문화를 알리겠다는 취지에서다. 아이들이 고래고기를 버거와 미트볼 등으로 제공해 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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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일본은 IWC 회의에서 멸종 위기와 상관없는 고래 어종을 중심으로 고래잡이를 허용하자고 주장했지만 부결되자 IWC를 떠나 고래잡이를 재개하겠다고 선언했다. 일본 수산청은 이달부터 포경 허가증을 발급해 자국의 연근해와 오오츠크해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본격적인 고래 사냥에 나선다. 다만 일본 수산청은 국제사회가 상업포경 재개를 비난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연간 포획 쿼터를 작년 한 해 동안 조사포경 방식으로 잡은 마릿수(637)보다 40% 적은 383마리로 제한했다.
또다른 논란거리는 일본의 상업 포경 재개가 합법이냐다.
도널드 로스웰 호주국립대 국제법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해안 12마일 이내에서 일본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일본이 자국 해안에서 고래를 잡는 것은 합법이라는 것이다.
다만 배타적경제수역인 200마일(323km) 구간은 통상적으로 유엔해양법협약을 따르는데, 이 협약 제65조에 따르면 “각국은 고래 보호에 협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환경 보존, 관리, 연구 목적에 따라 그와 걸맞은 국제기관과 협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로스웰 교수는 “일본이 IWC에서 공식 탈퇴하면서 더이상 국제기구에 속해있지 않기 때문에 일본이 해당 협약의 구속을 받을지는 모호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타국에서 이 협약을 근거로 일본을 국제법정에 세우지 않는다면 당장은 일본을 강제할 근거는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