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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5월 31일. 부산 강서경찰서 뒤편. 마대자루에 싸인 시신이 물 위로 떠올랐다.
피해자는 흉복부에 집중된 17개의 자창을 포함해 전신 40여 곳이 찔려 사망했고, 곧 부산의 한 커피숍에서 일하던 종업원 채송희(가명) 씨로 밝혀졌다. 2002년 5월 21일 저녁, 송희(가명) 씨는 지인과의 전화통화를 마지막으로 행방이 묘연해졌다가, 참혹한 시신으로 발견된 것이다.
이미 바닷속에서 부패가 진행돼 범인에 대한 흔적은 찾을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경찰은 뜻밖의 장소에서 사건과 관련된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다. 그녀의 실종 바로 다음날인 22일, 송희(가명) 씨가 일하던 커피숍에서 멀지 않은 은행에서 빨간색 야구모자를 눌러쓴 양 씨가 송희(가명) 씨의 명의로 된 예금통장에서 돈을 인출했던 것.
국민 참여재판으로 이뤄진 1심에서도, 2심에서도 양 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최근 대법원은 이 사건을 파기환송 시켰다. 살인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고 은행에서 송희(가명) 씨 명의의 통장에서 돈을 찾은 남성이 양 씨라고 해서 송희(가명) 씨를 살인한 것으로까지는 볼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또한 1,2심에서 양 씨에게 유죄판결을 내렸던 근거 중에는 양 씨가 사건 당일 자신의 빨간의 스포츠카에 물컹한 뭔가가 들어 있는 마대자루를 옮기는 걸 도와줬다는 동거녀의 진술이 있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는 그녀의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았는데, 동거녀의 진술은 허위일까? 그렇다면 스포츠카에 남았다는 검붉은 자국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번 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최근 대법원에서 파기환송 된 ‘부산 다방 여종업원 강도 살인사건’의 주요 용의자들을 다시 만나보고, 과학적 실험을 통해 다시 오리무중으로 변한 사건의 진실을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