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를 ‘지구를 한 바퀴 돈다’로 정의한다면 기자도 세계일주를 한 셈이다. 물론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았다. 단 25일만에 지구를 한 바퀴 돌아야 했기 때문이다.
워낙 방랑벽이 있는 지라 여기저기 돌아다녔지만, 그래도 한번에 지구 한바퀴를 돈다는 건 참 매력적이다. 다시 시간을 돌려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 같다.
기억이 더 흐릿해지기 전에 세계일주 여행기를 간단하게나마 정리하고자 한다. 혹시 세계일주를 준비중이거나 다녀온 사람들에게 희망 혹은 추억이 된다면 더없이 좋겠다.
기자는 신혼여행으로 세계일주를 택했다. 평생 단 한번뿐인 결혼이기에 사직도 각오하고 일단 저지르기로 했다.
사실 처음부터 세계일주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 늘 선망했던, 꼭 가보고 싶은 도시 뉴욕과 남미 파타고니아를 신혼여행 코스로 생각했다. 중간에 칸쿤은 휴식차 잠시 들를 요량이었다. 그래도 신혼여행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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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로 파타고니아를 들어본 수준이었다.(남미대륙의 끝부분에 위치한 파타고니아는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일부를 포함한 광활한 지역을 뜻한다.)
하지만 인천-뉴욕, 뉴욕-칸쿤, 칸쿤-파타고니아 등 항공권을 알아보면서 가격에 손이 떨렸다. 그리하여 찾은 게 원월드 세계일주 항공권이다. 2주이상 전세계를 한 방향으로 돌 경우 전에 알아본 구간별 항공권보다 훨씬 저렴해졌다.
지금은 카약닷컴 등 다구간 항공권을 싸게 구입하는 루트를 알게 됐지만, 2년전만 해도 난 그저 여행가고 싶은 1인이었으니까….
내가 선택한 원월드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은 없지만, 캐세이퍼시픽, 아메리칸항공 등이 포함된 얼라이언스로 란 칠레 등 중남미쪽 노선이 많았던 것 같다.
고심 끝에 내가 짠 루트는 ‘인천-뉴욕-칸쿤-산티아고-푼타 아레나스(육로이동)-엘 칼라파테-부에노스아이레스-런던-인천’이다.
아, 중요한 팁 하나. 원월드 세계일주 항공권은 이코노미석과 비즈니스석 가격차이가 1인당 200만원정도다.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장거리 노선이 많은 만큼 좀 더 편한 여행을 계획한다면 꽤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본다. 원월드 홈페이지에서는 각자 원하는 루트를 짜서 가능한 지 여부를 바로 체크할 수 있다.
호텔은 아고다, 부킹닷컴 등을 통해 폭풍 검색을 한 뒤 미리 다 예약해뒀다. 일정이 조금이라도 꼬이면 바로 숙박비를 날릴 처지라 그나마 여유있게 일정을 짰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힘들었다).
그리하여 ‘뉴욕 3박, 칸쿤 4박, 산티아고 2박, 푼타 아레나스 1박, 푸에르토 나탈레스 1박, 토레스 델 파이네 2박, 엘 칼라파테 2박, 엘 찬텐 1박, 엘 칼라파테 1박, 부에노스 아이레스 3박, 런던 3박’ 22박 25일의 일정이 드디어 정해졌다. 다음 편부터 본격적인 여행 준비와 세계일주 여행기를 소개할까 한다. 다 함께 Let’s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