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재송신 협상 난항'..N스크린서비스 '울상'

월드컵 모바일 판권 가격↑..협상 난항
모바일IPTV "유선 재송신 압박 수단으로 높였다"
지상파 "정당한 판권 대가 요구한 것뿐"
시청자 이용은 포털서비스에 집중
  • 등록 2014-06-16 오전 12:00:16

    수정 2014-06-16 오전 12:00:16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지상파와 유료방송사 간 월드컵 재송신료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N스크린서비스는 결국 월드컵 중계를 못 하고 있다. 브라질 월드컵 특수로 모바일IPTV서비스 가입자 및 데이터 이용량을 늘리려는 이동통신업계 계획이 모두 틀어진 상황이다.

15일 방송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브라질 월드컵이 개막한 이후 KT(030200) ‘올레tv모바일’, SK브로드밴드(033630) ‘B tv 모바일’, LG유플러스(032640) ‘U+ HDTV’ 등 이동통신 3사의 모바일IPTV를 비롯해 CJ헬로비전(037560)의 ‘티빙’ 모두 단 한 경기도 중계를 하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 판권 가격 눈높이 달라..협상 난항으로 계약 못 해

SK브로드밴드의 B tv 모바일 서비스. 월드컵 방송이 저작권 문제로 제공되지 않는다는 공지를 하고 있다
피파로부터 월드컵 중계권을 사온 SBS가 월드컵 방송을 케이블방송, IPTV, 위성 등에 재송신하면서 별도의 콘텐츠 대가를 지급하라고 요구하면서 갈등이 확대됐다. 유료방송업계는 이미 연간 채널별 재송신료(CPS)로 280원씩 지불키로 결정한 상황에서 별도 프로그램 추가 대가를 줄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협상이 난항은 겪고 있지만 최악의 ‘블랙아웃’ 사태는 일어나지는 않았다. 월드컵 등 국민적 관심이 있는 경기는 전체 가구의 90%가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정부의 압박과 자칫 먼저 ‘블랙아웃’을 선언하면 향후 소송전에 불리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N스크린 서비스. N스크린서비스는 방송의 부가서비스 개념으로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해야 할 의무가 없다. 특히 사업자들이 콘텐츠 판권을 사서 트는 방식이라 지상파 방송을 무조건 재송신하는 방식과 다르다. N스크린 사업자들이 별도의 광고를 붙일 수도 있다. 하지만 월드컵 방송 대가가 너무 높아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상파3사는 N스크린 판권을 케이블·IPTV·위성방송에 추가 재송신료로 요구한 100억원과 비슷한 규모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빙은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내부적으로 월드컵방송을 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반면 통신3사의 모바일 IPTV의 입장은 다르다. 올해 초 2년 동안 25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제공하며 지상파방송연합플랫폼인 ‘푹(pooq)’을 자사의 모바일TV에 플랫폼 인 플랫폼(PIP)방식으로 입점시켰다. 각사의 플랫폼이 있지만 지상파 방송을 보려면 내부의 ‘푹’ 플랫폼을 통해서 봐야 한다. 푹이 이번 월드컵 경기를 모두 생중계한 그대로 서비스하고 있는 자사의 IPTV에서도 똑같이 방송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모바일IPTV업계 관계자는 “우린 판권을 사온 개념이 아니라 푹을 그대로 우리 서비스에 넣은 PIP방식이라 월드컵 방송을 끊은 것은 부당한 대우”라면서 “지상파가 유선방송 계약이 어렵자 상대적으로 취약한 모바일IPTV를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푹 관계자는 “계약할 당시 월드컵 경기는 별도 판권 비용을 지급하기로 협상을 마쳤다”면서 “평소에도 특별한 판권이 걸린 방송은 협상이 안 된 경우 중단한 적이 많다”고 반박했다.

N스크린 로모션 의미 없어..포털업계만 ‘호호’

당초 이동통신업계는 이번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본격적인 N스크린서비스 시대를 펼칠 계획이었다. 이미 광대역, LTE-A 등 모바일의 데이터 전송 속도가 급격히 빨라진 가운데, 이동 중에도 끊김 없이 고화질TV를 볼 수 있는 환경은 마련된 만큼 실제 이용자의 모바일IPTV 경험을 늘릴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모바일IPTV 월정액 가입자가 많아지거나, 고객의 데이터 소비량이 늘어난다면 빠르게 투자 대비 효율을 늘릴 수 있다. 더구나 이번 월드컵은 새벽 또는 출근시간에 주로 진행되는 만큼 모바일IPTV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LG유플러스는 박지성 선수와 빅뱅의 지드래곤을 모델로 섭외해 U+HDTV에서 생방송 도중 경기 주요 장면을 0.5배속도로 천천히 볼 수 있는 슬로우 모션기능과 놓친 장면을 앞으로 돌려볼 수 있는 ‘타임머신’기능에 대해 광고할 만큼 관심을 기울였다.

하지만 정작 수혜는 이미 판권 계약을 마친 네이버(035420) 다음(035720) 등 포털업체와 아프리카TV(067160)만 보고 있다. 많은 이용자들이 이들 서비스를 통해 월드컵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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