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나라 정부가 ‘멍석’을 깔아주고 양국 기업인들의 활발한 네트워킹을 유도함으로써 한·영 교역·투자 규모를 오는 2020년까지 현재의 두 배인 200억 달러와 450억 달러로 각각 늘린다는 구상이다. 정부가 사업 환경을 조성하고 민간이 교류하도록 하는 것은 박 대통령이 추구하는 선진국향(向) 세일즈 외교의 기본이다.
경제인 교류 활성화로 교역·투자 증대
박 대통령은 캐머런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앞서 이날 첫 일정으로 랭캐스터하우스에서 열린 글로벌 CEO 포럼 및 JETCO 개막 전체회의에 참석, 양국 경제인들의 활발한 교류를 당부했다.
이 자리에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한국 측 인사 100여명과 로드 그린 영국 무역투자국무상, 밥 더들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회장 등 영국 정부 및 기업 관계자 70여명이 참석했다.
글로벌 CEO 포럼과 JETCO는 별도의 회의체지만, 이번 박 대통령의 방영을 계기로 교류 협력의 시너지 제고를 위해 민관 합동으로 열렸다. 앞으로 회의는 18개월마다 양국이 벌갈아가며 정례적으로 개최된다.
박 대통령과 캐머런 총리의 정상회담에서도 양국 교역·투자 확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러한 내용은 정상선언문에도 언급됐다.
원전·에너지 세일즈외교 토대 마련
박 대통령의 국빈방영을 계기로 원자력발전소, 에너지기술, 인프라 등의 협력이 크게 강화될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은 또 다른 성과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영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대중교통 인프라 사업에 관심을 표명하고, 우리 기업의 참여 가능성을 타진했다. 10억 파운드(약 1조6000억 원) 규모인 이 사업에는 현재 LG CNS가 1차 사전심사를 통과한 상태다.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의 세일즈 외교 활동도 활발하게 전개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영국 에너지기후변화부는 영국, 한국, 제3국에서의 상업적 원전 사업 진출에 양국 기업들이 사업 기회를 갖도록 상호 협력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 미래창조과학부는 영국 에너지부와 원자력시설 해체 관련 MOU를 맺었다. 이를 통해 한국형 원전 수출 기반을 마련하고, 영국의 원전 해체 기술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
아울러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영국 스트라스클라이드대, 뉴캐슬대와 각각 MOU를 체결하고 해양플랜트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고급 석·박사 인력 양성을 추진키로 했다.
코트라, 세일즈 외교 측면지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박 대통령의 영국 방문에 맞춰 한류 비즈니스 확산을 위한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펼쳤다.
코트라는 런던에서 한류 상품 박람회를 열고 정보기술(IT), 패션, 문화콘텐츠, 디자인 관련 한국 기업 50개사와 유럽 바이어 270개사 간 1대1 매칭 상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뽀로로’를 제작한 아이코닉스는 핀란드 공중파 방송사 MTV3와 3만5000 달러 규모 현장 계약을 체결했다. ‘마시마로’ 등의 캐릭터를 유통하는 필벅은 프랑스 애니메이션 업체인 밀리마지와 공동제작 계약을 맺었다.
코트라는 또 영국 최대 유통업체 테스코의 런던 내 매장 49곳에 한국식품관을 설치해 국내 식품업체들의 영국 시장 진출을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