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225.47포인트, 1.47% 하락한 1만5112.19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틀 연속으로 세 자릿수 하락세를 보였고, 이로 인해 지수는 중기 추세선인 50일 이동평균선을 깨고 내려갔다.
나스닥지수도 63.16포인트, 1.72% 하락한 3606.12를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24.07포인트, 1.43% 떨어진 1661.32를 기록했다. 특히 S&P500지수는 지난 6월24일 이후 두 달여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개장전 쏟아진 경제지표들이 연방준비제도(Fed) 양적완화 규모 축소 우려를 더 높인 것이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5년 10개월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소비자물가지수도 석 달째 오름세를 유지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또 주택시장 체감경기가 호조를 보였지만 10년만기 국채 금리가 2.8%대까지 올라서며 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 부담이 됐다.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와 산업생산 등이 예상밖의 부진을 보였고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제조업지수 부진도 악재로 작용했다. 아울러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와 백화점 콜스 등의 실적 부진도 한 몫했다.
그나마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가 전날에 이어 또다시 연준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결정 이전에 추가로 지표를 관망해야 하며 출구전략도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큰 위안이 되지 못했다.
이처럼 시장 불안이 커지자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VIX지수가 하루만에 11%나 뛰면서 14선을 웃돌았다. 모든 업종들이 약세를 돌아서며 금융주와 기술주가 하락세를 주도했다.
실적 부진의 주범인 세계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는 연간 실적 전망 하향 조정까지 겹치며 주가가 2.59% 하락했다.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 시스템즈도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에도 불구하고 4000명에 이르는 대규모 감원 소식으로 인해 주가가 7.17% 급락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이 탓에 장 마감 이후 실적을 공개할 예정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스와 델, 노드스트롬 등도 우려속에 동반 약세를 보였다. 전날 장중 7개월만에 처음으로 500달러대를 회복했던 애플은 저항선에 대한 부담감으로 이날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 지분 대부분을 매각했다는 공시가 나온 뒤로 크래프트푸즈와 그로부터 분사한 멜렌데스가 각각 2~3%에 가까운 하락세를 기록했다. 버크셔가 지분을 늘린 제너럴 모터스(GM)도 3% 가까이 하락했다.
반면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미친 가운데서도 백화점 업체인 콜스는 5% 이상 올랐다.
◇ 美 고용개선-물가상승..“9월중 QE 축소에 힘실려”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결정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인 고용과 물가지표가 연준 전망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다음달중 양적완화 규모 축소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아울러 연준 일각에서 양적완화 축소에 신중론을 제기하며 그 이유로 제시했던 디플레이션 또는 디스인플레이션 우려도 이날 공개된 인플레이션 지표로 인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었다. 노동부는 이날 지난 7월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전월대비 0.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0.2% 상승을 예상했던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수준이었다. 특히 지수는 전년동월대비로도 2.0% 상승해 시장 예상치와 같은 수준이었다. 이는 지난 2월 이후 5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이로 인해 양적완화 규모 축소가 이르면 9월중에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리처드 무디 리전스파이낸셜코프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크게 오르지 못하는데 대해 “기업들의 가격 결정력이 여전히 아주 제한적”이라고 해석한 뒤 “다만 현 인플레이션은 연준이 추가로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수준에 있으며 적어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찰스 코미스키 노바스코샤뱅크 국채담당 트레이더도 “오늘 지표로 보건데 미국의 고용와 인플레이션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그동안 9월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둘러싼 의문이 컸는데, 이제 그 가능성이 좀더 커진 듯하다”고 평가했다.
◇ 불러드 “낮은 인플레, 출구전략 속도 늦출듯”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판단하기 이전에 경제지표를 좀더 관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연준의 출구전략도 늦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불러드 총재는 이날 켄터키주 루이스빌에서의 조찬 강연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국채매입 축소 시기를 결정하기 전에 경제 성장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수준인 2%에 근접할 것이라는 보다 많은 증거가 나오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또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 사안을 판단하기 이전에 하반기중 거시경제 지표들을 보다 더 관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FOMC는 지금처럼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을 밑돌면서 크게 높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통화부양 기조를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양적완화 규모 축소에 대한 판단을 더 늦추게 하고 디플레이션 우려를 높이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올해 FOMC에서 의결권을 가진 보팅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전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9월중 양적완화 규모 축소에 어떤 의견을 낼 것인가’라는 질문에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한 바 있다.
◇ 美 산업생산 정체..지역 제조업지표도 동반부진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미국의 지난 7월 산업생산이 전월과 같은 수준(보합)에 머물렀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6월의 0.2% 증가는 물론이고 0.3% 증가를 점쳤던 시장 전망치를 모두 밑돈 것이다. 산업별로는 전체 산업생산의 75%에 이르는 제조업 생산이 0.1% 감소하며 산업생산 부진을 주도했다. 특히 이는 앞선 6월의 0.2% 증가와 시장 전망치인 0.3% 증가를 밑돌았다.
또한 7월중 가동률은 77.6%를 기록하며 앞선 6월의 77.7%는 물론이고 77.9%에 이를 것이라던 시장 전망치에 모두 못미쳤다. 제조업 가동률은 75.9%에서 75.8%로 소폭 하락했다.
또한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뉴욕 제조업경기를 보여주는 8월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가 플러스(+) 8.2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7월의 9.46과 10.0이었던 시장 전망치를 모두 밑돈 것이다.
◇ 버핏, 선코·디시·GM 지분확대..크래프트 대거처분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미국내 2위 위성방송업체인 디시 네트워크와 대표 자동차회사인 제너럴 모터스(GM), 정유사인 선코 에너지 등의 지분을 확대했다.
지난 2011년 이후 주식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버크셔는 이날 2분기 기관투자가 대량 지분공시(13F)를 통해 선코 지분을 1780만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액으로는 5억달러가 웃도는 수준이다. 또한 GM에 대한 지분도 확대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4000만주로 전기대비 60% 지분을 늘렸다. 이는 현 주가 기준으로 14억달러 수준이다.
아울러 버크셔는 억만장자인 찰스 어겐이 보유하고 있는 위성TV업체인 디시 지분도 2400만달러 어치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주식수로는 54만7312주에 이른다. 다만 이는 대규모 취득은 아닌 만큼 버핏 CEO의 재가없이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의 독자적 판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표 식품업체인 크래프트푸즈와 몬델레스 인터내셔널 지분을 대부분 팔았다. 크래프트푸즈는 현재 19만2666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석 달전에 비해 88%나 줄어든 것이다. 또 몬델레스 지분도 57만8000주로, 전기대비 91.8%나 줄였다. 이 두 회사는 지난해 10월 종전 크래프트로부터 분리된 업체들이다. 또 버핏이 애정을 보여온 코카콜라 주식도 일부 처분했다.
◇ 월마트-콜스, 실적 동반부진에 연간 전망도 하향
미국은 물론 세계 최대규모의 소매업체인 월마트의 2분기(5~7월) 순이익이 40억7000만달러, 주당 1.2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40억2000만달러, 주당 1.18달러보다 1.3% 증가한 것이다. 또 세금문제로 인한 주당 1센트 비용을 제외한 조정 순이익은 주당 1.25달러를 기록해 시장에서 전망했던 1.25달러에 정확하게 일치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매출액은 1169억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의 1143억달러보다 2.3% 증가했지만 시장 전망치에는 못미쳤다. 또 이 기간중 미국에서의 동일점포 매출도 0.3% 감소해 0.7% 증가할 것이라던 시장 전망에 크게 못미쳤다. 이에 따라 월마트는 올 회계연도 연간 순이익 전망치를 주당 5.10~5.30달러로 제시해 종전 최대 5.40달러였던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또한 이는 평균 주당 5.29달러인 시장 전망치에도 다소 못미치는 수준이다.
또한 미국 백화점 업체인 콜스의 2분기(5~7월)중 순이익이 2억3100만달러를 기록해 1년전 같은 기간의 2억4000만달러보다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주당 순이익은 1.04달러로, 1달러였던 전년동기 실적을 소폭 상회했고 시장 전망치에도 부합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2억9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의 42억1000만달러에 비해 2% 늘어났다. 다만 이는 43억달러였던 시장 전망치에는 소폭 못미쳤다.
이같은 실적 발표 이후 콜스는 3분기(8~10월) 주당 순이익 전망치를 83~92센트로 전망하고 총 매출 성장세는 1~3%, 동일점포 매출 성장세는 0~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연간 주당 순이익 전망치도 4.15~4.35달러로 제시해 앞서 제시했던 주당 4.15~4.45달러의 전망치 상단을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