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찾는데만 10년..온라인으로 `강박증` 조기치료

권준수 서울대 교수팀, 온라인 강박증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 개발
  • 등록 2012-03-20 오전 6:00:00

    수정 2012-03-19 오후 4:00:18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3월 20일자 30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정유진 기자] ‘하루에 100번 넘게 손 씻기’, ‘주변에 일어나는 모든 일을 메모하기’….

강박증 환자가 흔히 하는 강박 행동이다. 강박증은 원하지 않는데도 특정 생각이나 장면, 충동이 반복적으로 떠올라 불안을 느끼는 정신 질환이다. 환자는 불안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일상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특정 행동을 반복한다.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의학과 교수가 환자에게 뇌 MRI 영상을 보며 설명하고 있다
권준수·신민섭 서울대병원 정신과 교수팀은 19일 인터넷을 통해 강박증을 치료하는 ‘컴퓨터 기반 강박증 인지행동 치료 프로그램(COT)’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기까지 평균 10년이 넘게 걸리는 강박증 환자의 조기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환자는 인터넷 사이트(www.ocdcbt.com)에 접속해 의사가 세워 놓은 치료 계획에 따라 인지행동 치료를 받는다. 프로그램은 강박증 환자를 의도적으로 자극에 노출시켜 강박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예를 들면 손을 너무 자주 씻는 환자에게 하루에 10번만 손을 씻어도 ‘큰 병에 걸릴 위험도 없고, 냄새가 나지도 않는다’고 대범하게 생각하게끔 유도한다.

비합리적인 생각을 보다 융통성 있고 현실적인 생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본인의 치료 훈련 기록도 살펴볼 수 있다. 환자는 진단과 약물 처방 등을 위해 초기에 한두 차례만 병원을 들르면 된다.

권준수 교수는 “조기 치료를 필요로 하거나 거동이 어렵고 정신과 병원이 없는 지역에 살고 있는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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