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내년엔 장거리노선 혈투`

유류할증료 개편으로 수익성 높아져
파리노선 증편 앞두고 대한항공·아시아나 경합 예고
  • 등록 2011-11-08 오전 7:03:02

    수정 2011-11-08 오전 7:03:02

[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내년 한해는 장거리노선을 놓고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혈투를 벌일 조짐이다. 국토해양부가 유류할증료 체계를 개편하며 장거리노선의 수익성이 높아진 탓.

윤영두 아시아나항공(020560) 사장은 지난 4일 아시아태평양항공사협회 총회에서 장거리노선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윤 사장은 "내년은 올해보다 환율, 유가가 안정적일 것"이라며 "특히 장거리노선이 신(新)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의 향후 전략은 장거리노선 강화로 요약된다. 2013년까지 83대, 2015년까지 85대의 항공기를 보유할 계획인데 추가하는 항공기는 A380 등 대형항공기 위주다. 김이배 전략기획담당 상무는 "지금보다 장거리노선을 50% 이상 늘리겠다는 목표"라고 소개했다.

대한항공(003490) 또한 장거리노선을 강화할 방침이다. 올해 도입한 5대의 A380을 모두 장거리노선에 투입시킨 것. 향후 들여올 `드림라이너` B787 등도 연료 효율성이 높은 장거리 전용 항공기다.

양사 모두 장거리노선에 집중하는 이유는 최근 유류할증료 개편으로 노선 수익성이 높아졌기 때문. 또한 단거리는 진에어, 에어부산 등 양사의 자회사나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등이 적극적으로 노선을 늘리고 있어 자칫 잘못하면 `출혈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토부는 유류할증료 제도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현재 32달러인 일본, 산둥성 노선 등은 27달러로 고객 부담이 줄어드는 반면, 미국과 유럽 등 장거리노선은 140달러에서 158~165달러로 인상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사실 장거리노선은 돈이 안됐다"면서 "이번 개편으로 어느 정도 현실화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양사간 혈투는 파리노선부터 시작된다.

국토부는 3일과 4일 양일간 파리에서 개최된 한국-프랑스 항공회담에서 인천~파리노선의 여객기 운항 횟수를 주 1회 증대키로 합의했다. 현재 인천~파리노선은 대한항공이 주 7회, 아시아나항공이 주 3회 운항 중이다. 에어프랑스는 주 7회. 주 1회의 증대분이 어느 항공사에 배정될 지는 내년 상반기 항공교통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앞서 파리 노선 배분때도 갈등을 일으킨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009년 7월 국토부가 파리 운수권을 대한항공에만 배정하자 "독점 체제가 더 강화됐다"면서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패소했었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주 3회 운항하다보니 일정을 짜기 어려워 대한항공에 밀렸었다"면서 "이번 운수권 배분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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