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에너지 가격 인상으로 급락했던 유가가 하루만에 반등한데다 MBIA와 암박의 등급 강등 소식에 신용우려가 다시 불거지면서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워싱턴 뮤추얼의 감원과 메릴린치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실적전망 하향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금융주가 하향 압력을 받고 있다.
미국 2위 자동차업체 포드와 최대 플래시 메모리업체 샌디스크의 실적 악화 경고도 투자심리 위축에 일조했다.
잠잠했던 신용우려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데다 유가마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미국 경제가 올해 이내에 반등하기 힘들 것이라는 비관론이 시장을 잠식하는 모습이다.
오전 11시58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1936.32로 전일대비 126.77포인트(1.05%)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2.46포인트(1.72%) 내린 2419.60을 기록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328.08로 14.75포인트(1.10%) 밀렸다.
국제 유가는 큰 폭으로 반등했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7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3.37달러(2.55%) 오른 135.3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신용우려 `재부각`..MBIA·BOA 등 금융주 `하락`
무디스로부터 신용등급을 강등당한 MBIA(MBI)와 암박(ABK)이 각각 7.6%, 2% 내렸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세계 1·2의 채권 보증업체(모노라인)인 MBIA와 암박의 최고신용등급(AAA)을 박탈했다. MBIA는 5단계, 암박은 3단계 등급을 하향 조정당했다.
MBIA와 암박은 이로써 무디스와 스탠다드 앤 푸어스(S&P),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모두에게서 신용등급을 강등당했다.
BOA(BAC)와 내셔널씨티(NCC)도 2%대의 하락률을 기록중이다.
메릴린치는 이날 BOA와 내셔널씨티의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반면 미국 최대 저축대부업체인 워싱턴 뮤추얼(WM)은 감원 발표에도 불구하고 0.5% 올랐다.
워싱턴 뮤추얼은 전날 장 마감 후 모기지 부실로 부동산 경기가 크게 악화된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를 중심으로 1200명을 추가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실적 경고 `속출`..포드·샌디스크 `급락`
포드(F)는 7% 급락, 1개월래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고유가에 따른 픽업트럭 수요 감소로 올해 판매와 생산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포드는 올해 자동차 판매량 전망치를 종전 1500만~1540만대에서 1470만~152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생산량도 줄이기로 했다. 3분기 생산량 전망치는 47만5000대로 종전 전망보다 5만대 낮췄다. 4분기 생산량도 55만대~59만대로 종전보다 4만대 하향 조정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25%, 8~14% 줄어든 수준이다.
앨런 멀럴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론당 4달러를 넘어서면서 소비자들의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며 "6월 자동차 판매가 더욱 둔화되고, 특히 대형트럭과 SUV의 수요가 수십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최대 플래시 메모리업체인 샌디스크(SNDK)도 9.8% 급락했다.
씨티그룹은 이날 아시아와 유럽에서의 수요 부진으로 샌디스크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