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포커스)철인3종 은행 지점장

김대윤 SC제일은행 서초중앙지점장
철인3종 2번 완주.."세상에 못할 게 없다"
  • 등록 2006-07-28 오전 10:50:22

    수정 2006-07-27 오후 6:05:11

▲ 김대윤 지점장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문을 열고 들어가자 화사한 난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 앞에 예쁘게 차려입은 여직원이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환하게 웃으면서 맞아준다. 지점장을 찾아왔다고 하니 2층까지 직접 안내한다. 인사하고 자리에 앉자 차를 한잔 가져다준다. 기분이 좋다.

‘고객들이 지점을 들어서서부터 나갈 때까지 ‘기분 좋다’는 느낌을 잃지 않도록 하자‘ 지난 19일 막 문을 연 SC제일은행 서초중앙지점 모토다

서초중앙지점은 SC제일은행이 야심차게 기획한 세 번째 맞춤형 점포. 김대윤 지점장(사진)은 작년 8월 사내에서 실시한 지점 사업계획 공모에 응시해 행장 인터뷰까지 거쳐 당당하게 선발됐다.

지점 위치를 비롯해 직원 배치와 인테리어, 상품 판매 마케팅 등 모두 김 지점장의 계획서에 있던 대로다.

이 사업계획서를 쓰기 위해 김 지점장은 지도를 들고 법조타운에 위치한 변호사 사무실을 비롯해 근처의 상점들, 주변 아파트 부녀회까지 꼼꼼하게 헤집고 다녔다. 적을 알아야 이길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김 지점장은 “작년 한여름 더위에 아내와 같이 발품을 팔아 지도에 영역을 표시해 가면서 이 지역 사람들의 나이층과 소득수준, 투자성향 등을 조사했다”며 “후발 지점인 만큼 철저한 분석과 판단이 뒷받침돼야 했다”고 설명했다.

결론은 ‘일단 부자들은 마음을 쉽게 열지 않는다’였고 이 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사람대 사람으로 친해져야 겠다’는 것이었다. BR>
그래서 김 지점장은 사람 공략에 초점을 맞췄다.  방 벽 한켠에 붙어있는 화이트보드에는 삼풍부녀회 모임부터 지인들의 경조사 일정이 빡빡하게 적혀져 있다. 명함을 받으면 상대방의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적어놓고 챙긴다.

친절은 기본이다. 김 지점장은 "은행 상품이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인간적으로 미안해서 은행을 옮기지 못할 정도로 친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지점에 한발짝이라도 들여놓는다면 모두 우리 지점의 베스트 고객이라는 마음으로 대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문 앞에서 ‘서비스 엠베서더’를 배치해 지점을 찾는 고객에게 일일이 무엇이 필요한지를 물어 안내토록 했고, 2층 프라이빗뱅킹(PB)을 위한 공간에는 별도로 빈방을 마련해 고객들이 언제든지 와서 차 마시고 놀다 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래서 서초중앙지점은 때론 인생상담소가 됐다가 또 어떤 때에는 카페가 되기도 하고 사랑방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땀 흘려 직접 발품을 팔고 철저하게 상권을 분석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 지점장의 철인정신 덕분이다.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철인3종 경기를 보고 막연히 동경하다 지난 2002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김 지점장, 두 번이나 완주한 기록을 갖고 있다.

그는 “수영 3.8km, 싸이클 180.2km, 마라톤 42.195km를 뛰어야 하기 때문에 버겁고 힘든 운동이다”라며 “이 고독한 스포츠를 하면서 이 세상에 못할 것이 뭐가 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제일은행이 뉴브릿지캐피탈에 매각되고 다시 스탠다드차터드에 팔리는 과정에서 동료들은 상당한 심적 고통을 겪었지만 김 지점장은 철인3종 경기 덕을 톡톡히 봤다. 자기트레이닝을 하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SC제일은행내 최초의 아이언맨(Ironman)인 김 지점장, 서초중앙지점도 아이언브랜치(Ironbranch)로 키울 생각이다. 이 지역 은행 지점간 경쟁이 아무리 치열해도 벽을 허문 인간관계가 가장 큰 자산이다.

▲ SC제일은행 서초중앙지점, 서비스 엠베서더가 손님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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