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조용만기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선종함에 따라 265대 차기 교황 선출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종신 임기직으로, 한번 선출되면 사망이나 유고전까지는 전세계 카톨릭의 최고 지도자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선출절차가 매우 엄격하고 복잡하게 이뤄진다.
◇바티칸의 전통 `콘클라베`..독특한 선출방식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절차는 9일간의 애도기간 동안에 마무리된다. 차기 교황 선출은 교황 서거후 15~20일이 지난 시점에 시작되며 전세계 80세 이하의 추기경들이 참여한다. 교황청은 요한 바오로 2세의 병세가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선거자격을 갖춘 전세계 119명의 추기경들을 이미 바티칸으로 소집해 둔 상태다.
추기경들은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이 있는 비티칸 시스틴 성당에 모여 참가자 전부를 대상으로 차기 교황을 선발한다. 교황 선출 방식은 `콘클라베`(열쇠로 잠그는 방이라는 뜻의 라틴어)로 불리며 철저한 보안속에서 비밀 서면투표를 통해 이뤄진다. 투표는 수거위원 3명, 집계위원 3명, 재검위원 3명에 의해 진행된다.
추기경들은 특정한 후보를 정하지 않고 투표지에 차기 교황 적임자를 한명씩 적어내게 된다. 추기경들은 매일 오전과 오후 두차례씩의 투표를 통해 3분의2 지지를 얻는 사람이 나올 때까지 이같은 절차를 반복한다. 이 기간동안 추기경들에게 포도주와 물, 빵만 공급되며 전화나 서신 등 외부와의 연락은 완전히 끊긴다.
교황청은 지난 1059년 외부 세력이 교황 선출에 간섭하는 것을 막기 위해 추기경들에게만 선거권을 부여했다. 과거에는 추기경들의 만장일치로 교황을 선출했지만 추기경 2/3의 찬성으로 교황을 선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콘클라베를 통해 3분의 2이상의 지지를 얻은 추기경이 나오면 본인의 의사를 물어 차기 교황으로 선출된다. 차기 교황이 선출되면 최고령 추기경은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 나가 "천상의 기쁨으로 내가 선언하노니 교황께서 선출되셨도다"는 선언으로 차기 교황 탄생사실을 발표한다.
신임 교황의 첫 직무는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서 바티칸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이 도시와 세계를 위하여`라고 선언함으로써 시작된다.
◇전통과 현실..차기 교황 누가 거론되나
폴란드 출신의 요한 바오로 2세는 이탈리아가 아닌 국가 출신으로는 455년 만에 처음으로 교황에 선출됐기 때문에 그동안 카톨릭 내부에서는 차기 교황의 출신에 대해 논란이 제기돼 왔다. 이탈리아 출신 교황의 전통을 되살려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세력이 확장되고 있는 제 3세계의 명망있는 인사가 차기 교황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탈리아 출신으로는 안젤로 소다노(77) 교황청 국무장관과 디오지니 테타만치(70) 밀라노 대주교, 안젤로 스콜라(63) 베네치아 총대주교 등이 후보로 꼽히고 있다. 테타만치 추기경은 이탈리아 최대 교구인 밀라노의 최고위 성직자라는 점이 부각되고 있으며 소다노 장관은 그동안 교황청을 실질적으로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 점수를 얻고 있다.
교인이 늘어나고 있는 아프리카, 중남미 등 제 3세계권 출신도 부상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출신으로 현재 교황청 신앙성성 수장인 프란시스 아린제(72) 추기경은 흑인으로서 처음으로 교황에 선출될지 여부가 주목받는 인물이다.
전세계 신도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중남미 지역에서는 브라질의 클라디오 흄즈(70) 상파울루 대주교,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호흘리오(68) 추기경 등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력한 인사들이 차기 교황 후보로 떠오르고 있지만 교황이 생전에 특별히 총애하는 인물이 없었다는 점에서 교황 선출이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