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지수가 장중 한때 80포인트나 폭락하면서 지수 2100선도 무너졌으나 장막판 극적인 저가매수세의 유입으로 지수를 플러스로 돌려 놓았다. 다우존스지수 역시 200포인트 가까운 낙폭을 1/4로 줄이는 인상적인 반등을 보였다. 기업의 실적악화 경고소식과 애널리스트들의 등급하향에 따른 매물과 낙폭과대에 따른 저가매수세의 공방이 치열한 하루였다.
1일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개장초부터 약세를 보인 후 한때 지수가 80포인트나 폭락하면서 2100선을 하향돌파하며 2070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장마감을 2시간 가량 남겨놓은 시점에서 강하게 반등하기 시작, 지수는 오히려 플러스로 돌아서 어제보다 1.47%, 31.53포인트 상승한 2183.63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지수도 개장초부터 약세를 보여 하향추세선을 그리면서 등락을 거듭, 한때 지수가 200포인트 가까이 폭락했다. 그러나 역시 오후 2시경부터 다시 강하게 반등, 낙폭을 거의 1/4수준으로 줄이면서 지수는 어제보다 0.43%, 45.14포인트 하락한 10450.14포인트를 기록했다.
대형주위주의 S&P500지수 역시 장막판 역전에 성공하면서 지수는 어제보다 0.10%, 1.29포인트 상승한 포인트를, 소형주중심의 러셀2000지수는 0.23%, 1.11포인트 하락한 473.26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가 13억6천2백만주, 나스닥시장이 20억9천8백만주로 거래가 평소보다 크게 늘었고 상승 대 하락종목은 뉴욕증권거래소가 14대16, 나스닥시장이 15대22로 하락종목이 많은 편이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장중에 지수들이 폭락세를 이어가면서 몇차례 저가매수세에 의한 반등시도가 있었지만 번번히 매물벽에 부딪혀 무산되고 말았다. 그러나 결국 장막판의 분위기는 저가매수세의 승리였다. 나스닥지수는 장중 등락폭이 100포인트, 다우존스지수도 장후반 200포인트 가까운 낙폭을 거의 1/4로 줄일 정도만큼 반등압력이 강했다. 결과적으로 나스닥지수 2150선이 강력한 심리적 지지선임이 입증된 셈이다.
오늘 발표된 2월중 NAPM 제조업지수는 7개월 연속 50선을 밑돌아 제조업 경기가 여전히 위축된 상태임을 보여줌으로써 증시에서는 다소 악재로 간주됐다. 개인소득 및 지출, 신규 실업급여신청자수 등이 발표됐지만 장세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다.
어제에 이어 그린스펀 의장의 하원 증언에 대해 논란이 많았다. 금리 조기인하설을 내놓았던 베어스턴즈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웨인 앤젤은 오늘 아침 그린스펀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데 이어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스캇 맥닐리 회장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그린스펀 의장이 현재의 경기상황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강력히 비난했다. 금리정책과 관련, 그린스펀 의장은 당분간 구설수에 오를 전망이다.
그렇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그린스펀 의장의 증언과 관련, 금리를 조기인하할 필요성이 없다는 의미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미국의 경기가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고 이는 다시 말해 주식을 매입하기에 가장 적기가 왔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오늘 장후반 유입된 저가매수세가 바로 이런 점을 감안한 세력이라는 주장이다.
나스닥시장에서는 막판 역전극이 벌어지면서 장중 지수하락을 주도했던 네트워킹, 반도체주들이 모두 상승세로 돌아섰다. 실적악화를 내놓은 3컴이 폭락했지만 아멕스 네트워킹지수는 어제보다 오히려 0.03% 올랐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장막판 급등세로 돌아서 5.46%나 올랐다. 이밖에 나스닥 컴퓨터지수와 텔레콤지수가 오름세로 돌아섰지만 바이오테크지수는 약세를 지속했다. 장중 큰 폭으로 하락했던 골드만삭스 인터넷지수 역시 2.68% 상승했다.
거래량 상위종목중에서는 실적악화 전망을 내놓은 3컴이 18% 폭락했고 역시 실적악화 전망과 메릴린치가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한 브로드컴이 3% 가량 하락했지만 장막판 낙폭을 크게 줄였다. 이밖에 월드컴, 주니퍼, 델컴퓨터 등이 약세였다.
반면 그동안 낙폭이 컸던 오러클과 JDS 유니페이스를 비롯해 시스코, 선마이크로시스템즈, 인텔, 퀄컴, 시에나 등은 올랐다. 특히 AMCC는 한때 1/4분기 실적이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매매가 정지되기도 했지만 결국 주가는 11%나 급등했다. 리먼 브러더즈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스태넥이 마이크로소프트의 2001회계년도 매출과 순익추정치를 하향조정해 장중 내내 약세를 보이던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장막판 주가를 플러스로 돌려놓았다.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 조 오샤는 반도체, 특히 통신용 칩업체 전반에 대해 전반적인 수요부진을 이유로 매출 성장률 추정치를 낮춰 잡으면서 반도체업계가 "V형"의 회복세를 보이기는 불가능해보인다면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장중 큰 폭으로 하락하던 반도체주들 역시 오히려 급등세로 장을 마쳤다.
거래소시장에서는 바이오테크, 항공, 증권주들의 약세가 두드러진 반면, 천연가스, 유틸리티, 화학, 석유주들이 강세였다. 기술주들은 대부분 약세를 보이다 장막판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항공업체들은 오늘 아침 US에어웨이가 1/4분기 실적이 퍼스트콜의 예상치에 크게 못미칠 것으로 내다봤으며 매출둔화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힌 영향을 받았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가 실적추정치를 하향조정했으며 살러먼 스미스바니도 부정적인 코멘트를 했다.
어제 메릴린치가 골드만삭스와 리먼브러더즈의 실적추정치를 하향조정한데 이어 오늘은 JP모건 체이스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딘위터에 대해 실적추정치를 하향조정, 증권주들이 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지수 편입종목중에서는 보잉, AT&T, 3M, 홈디포, 월마트 등이 약세였지만 IBM이 장막판 급등하면서 6%나 상승, 다우존스지수가 낙폭을 크게 줄이는데 일등공신이었고 알코아, 인텔, 존슨앤존슨, 그리고 GM도 이를 거들었다.
기업들의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인력감축이 줄을 이었다. 텔레콤 자이언트인 월드컴은 창사이래 처음으로 6천명의 인력을 감축한다고 발표했고 코닝이 825명, 그리고 모뎀 미디어가 기존 인력의 10%를 감축한다고 밝혔다. 또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서킷시티 역시 비용절감을 위해 인력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