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유망바이오 톱10]마이크로디지탈,K바이오 국산화 선봉장④

  • 등록 2025-01-14 오전 9:05:47

    수정 2025-01-09 오후 5:20:41

이 기사는 2025년1월7일 9시5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페이지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제약바이오 산업의 꽃은 ‘신약 개발’이다. 신약 개발이라는 하나의 꽃을 피우기 위해 1만가지 이상의 후보물질을 탐색하고 10년이 넘는 시간과 적게는 수백억원부터 수천억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이처럼 신약 개발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게 대부분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데, 그 뒤에는 이들을 묵묵히 지원하는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있다. 소부장 기업은 제약바이오 산업의 기본이 되는 존재며 신약 개발이라는 꽃을 피우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흥망성쇠는 바이오 소부장 기업에게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는 등 뗄레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에 있다. 국내 바이오 소부장 기업 중 마이크로디지탈(305090)은 다양한 성과를 바탕으로 바이오 산업과 함께 성장하는 중이다.

29일 금융정보서비스 Fn가이드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마이크로디지탈은 지난 2023년 적자에서 벗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매출 127억원에 영업이익 1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예상 매출은 2023년 매출 108억원 대비 약 17% 가량 성장한 수치다. 올해 예상 매출은 230억원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예상 매출은 47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실적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3분기 6.91%에서 4분기에는 약 30% 안팎을 기록하면서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계약 건수가 늘어나면서 연간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약 9%에서 올해부터는 30%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김경남 마이크로디지탈 대표. (사진=마이크로디지탈)
글로벌 공룡과 차별성

사업은 올해부터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로디지탈은 바이오 헬스케어 4대 주요 분야 핵심 솔루션이 되는 제품을 제공하는 토탈 솔루션 기업이다. 광학 기반 분석 장비의 바이오메디컬(BM), 일회용 세포 배양 장비의 바이오프로세스 (BP) 사업을 이어가는 중이다. 마이크로디지탈의 일회용 세포 배양 시스템 ’‘CELBIC’은 1~1000ℓ의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마이크로디지탈에게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 및 생산(CDMO)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점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바이오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CDMO 시장은 지난 2023년 196억8000만달러(14조원)을 형성했다. CDMO 시장은 앞으로 10년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9년에는 무려 438억5000만달러(63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성장은 결국 CDMO 산업의 수혜로 이어지고 연달아 바이오의약품 제조에 사용되는 바이오리액터 수요 증대로 연결돼 마이크로디지탈도 더 많은 기회를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이크로디지탈은 지난해 인도 최대 백신생산기업인 세럼 인스티튜트 오브 인디아(Serum Institute of India·이하 SII)에 이어 미국 소부장 관련 기업 및 연구소 등에 장비를 공급하며 본격적으로 글로벌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중이다.

현재 글로벌 바이오리액터 시장은 싸토리우스(독일), 써모피셔(미국), 사이티바(미국)가 전체 시장 85%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데, 마이크로디지탈은 이들이 보유하지 않은 소규모 리액터에서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는 중이다. 최근 다품종 소량 생산 트렌드가 자리잡으면서 일회용 세포 배양 시스템 및 소규모 바이오리액터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장비 제공 이후 소모품을 지속 공급하면서 높은 영업이익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마이크로디지탈 바이오리액터 제품. (사진=마이크로디지탈)
특허 분쟁 리스크도 낮아

마이크로디지탈은 국내 유일 일회용 세포배양 시스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세포배양에서 ‘믹싱’은 매우 중요한 과정인데 마이크로디지탈은 자체 개발한 ‘오비탈·락킹’(Orbital·Rocking) 방식의 기술로 차별성을 확보해 최근 바이오 업계 이슈인 ‘특허 분쟁’ 리스크가 낮다.

믹싱 시스템이 중요한 이유는 세포배양시 산소 및 이산화탄소 등의 가스를 원활하게 공급하고 온도, pH, 용존산소(Dissolved Oxygen)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공급된 영양분을 세포배양 백 내부에 균일하게 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섞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세포는 물보다 무겁기 때문에 세포배양시 내용물을 섞어주지 않으면 세포가 배양백 하부에 눌려서 괴사할 수 있다.

써모피셔, 사토리우스 등 해외 주요 기업들은 리액터 내부 교반용 프로펠러 ‘임펠러’를 고속으로 회전시켜 내용물을 섞는다. 하지만 이 때문에 배양 중인 세포들이 충격으로 인해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마이크로디지탈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오비탈·락킹 방식은 일회용 백 내부에 교반용 프로펠러가 없기 때문에 성장하는데 좋은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장비가 좌우상하, 대각선 방향으로 자유롭게 움직이며 내용물을 섞어 세포 스트레스가 적고, 세포 생존률이 높다. 별도의 보조 장치나 임펠러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타사 제품 대비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을 뿐 아니라 특허 분쟁 리스크도 낮다.

김경남 마이크로디지탈 대표는 “국내와 미국에서 셀빅에 대한 특허 등록이 다 이뤄졌고 셀빅을 기본 특허로 해 업그레이드 된 제품 관련 추가된 특허도 있다”며 “완전히 다른 개념의 리액터로 지적재산권에 대한 이슈는 영원히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美 생물보안법, 호재될까

미국 생물보안법 영향으로 CDMO 시장에는 큰 변화가 예고돼 있어 마이크로디지탈에게도 기회가 될 전망이다. 미국의 대중국 바이오 규제인 생물보안법은 국방수권법안(NDAA)에 이어 예산지속결의안(continuing resolution)에도 포함되지 못해 지난해 의회를 통과되지 못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재집권에 따라 중국을 압박하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법안 통과 가능성은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미국 기업 124곳 중 79%가 중국 기반 CDMO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3년 기준 글로벌 CDMO 시장 점유율 1위는 스위스 론자(25.6%)이며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는 12.1%로 론자의 뒤를 쫓는 중이다.

생물보안법이 통과되면 국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인도 기업들에게도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디지탈은 정부의 바이오 소부장 국산화 정책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도 꼽히며, 인도 기업과도 계약을 체결한 만큼 앞으로 더 큰 성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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