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리가켐바이오에 따르면 최근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 균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항생제 임상 2a상에서 개발 중인 항생제 ‘델파졸리드’를 표준치료제인 ‘반코마이신’과 병용 투여했을 때 반코마이신 단독 투여 대비 유의미한 데이터를 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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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결과, 델파졸리드와 반코마이신 병용 투여군은 14일 경과후 전반적 치유율이 60%로 나타났다. 반코마이신 단독 투여군은 치유율 52.63%를 기록했다. 약물 투여 순응도 80% 이상인 보조분석군에서는 병용 투여군이 81.82%, 단독 투여군이 64.29%의 치유율을 보였다.
리가켐바이오는 델파졸리드와 반코마이신 병용 투여의 효능이 확인된 만큼 적절한 용량 탐색을 위해 2b상 연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2022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글로벌 항생제 시장 규모는 2024년 320억달러(41조7856억원)로 예상된다. 이번에 리가켐바이오가 타깃으로 한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 균혈증의 경우엔 약 2조원 가량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리가켐바이오 관계자는 “델파졸리드는 2개 이상 약제를 혼합해 효능을 높이는 칵테일 요법으로 사용이 가능해 이번에 효과를 보인 MRSA 균혈증 외 다양한 감염증에 대해서도 연구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항생제 개발로 PRV 획득 기대
리가켐바이오는 단순 항생제 시장에 진출하는 것 외 개발에 성공하는 경우 확보 가능한 ‘우선심사권’(PRV)을 통한 매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PRV는 FDA가 풍토병 또는 소아희귀질환 신약 개발 등을 장려하기 위해 도입한 인센티브 제도다. 델파졸리드처럼 감염성질환제품 인증(QIDP)을 받은 약물 또는 희귀 열대성 질환 치료제, 소아 희귀 질환 치료제가 FDA 허가를 받는 경우 PRV를 신청할 수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이 FDA에 의약품 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때 보유하고 있는 PRV를 함께 제출하면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받을 수 있다. 우선심사 지정시 품목 허가 기간을 6개월까지 줄일 수 있다.
2018년 울트라제닉스 파마슈티컬과 쿄와하코기린이 PRV를 8060만달러에 판매했다. 지난해 6월 노바티스는 스위스 제약사로부터 PRV를 1억달러에 구매했다. 올해 1월에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은 블루버드바이오가 가지고 있던 PRV를 사들였다. 올해 초 프랑스의 백신 개발사 발네바는 PRV를 1억달러에 판매했다. 8월에는 프랑스 신약기업 입센이 PRV를 1억5800만 달러에 매도했다. 올해 11월에는 아카디아 파마슈티컬스가 PRV을 익명의 제약사에 1억5000만달러에 팔았다.
이처럼 최근 PRV는 다시 가격이 오르고 있을 뿐 아니라 환율의 영향으로 더 높은 가치를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11월 PRV 판매 금액은 현재 환율로 환산했을 때 약 2200억원에 달한다.
리가켐바이오는 델파졸리드를 끝까지 개발하는 것 외 기술수출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FDA 승인을 획득하는 경우 PRV 확보가 가능해 개발 단계에서도 더 높은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리가켐바이오 관계자는 “감염성 질환 치료제 개발 의지가 있는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많기 때문에 얼마든지 파이프라인을 기술수출 할 수도 있다”며 “구체적으로 얼마의 가치를 가지냐는 추후 판단이 필요하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