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주 리가켐바이오 대표 “1차 목표는 몸값 20조... 신약개발서 최종승부”

  • 등록 2024-12-25 오전 9:05:48

    수정 2024-12-25 오전 9:05:48

이 기사는 2024년12월20일 9시5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페이지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기술수출이라는 명목으로 자식과 같은 주요 파이프라인을 글로벌 기업에 내주는 게 속이 편하지는 않다. 하지만 기술수출은 국내 바이오벤처가 국제적인 신뢰를 쌓고,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서 확보해야 하는 성적표이기도 하다.”

김용주 리가켐바이오(141080)사이언스 대표는 최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연말행사에서 기자와 만나 “기술수출이 아닌 바이오벤처의 궁극적인 지향점 신약개발로 주목받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용주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 (사진=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ADC로 기술수출 최전선...“기업가치 제고 위한 임시방편일 뿐”

리가켐바이오는 항체약물접합체(ADC)를 중심으로 기술수출에 최전선에 있는 기업이다. 2019년 이후 6년 연속 기술수출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올해도 일본 오노약품공업에 ADC 후보물질 ‘LCB97’의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2020년 익수다, 2021년 소티오, 2022년 암젠, 2023년 얀센에 이어 이뤄낸 쾌거다. 이 기간 공개된 금액만 총 9조원이 넘는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김 대표는 “기술수출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하나의 임시방편일 뿐이지만, 시가총액 20조원까지는 큰 틀에서 지금과 같은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며 “시총 20조원은 바이오벤처로서 신약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도 자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다”라고 강조했다.

부침이 큰 바이오시장에서 시총 20조원을 넘어선다는 것은 상징성도 크다. 국내 바이오벤처로는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되며, 그의 말처럼 눈치 보지 않고 다음 목표를 지향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 바이오벤처 선도자로서 국내 신약개발에 방향성을 제시하고, 이끌어야 하는 책무도 생긴다.

김 대표는 “바이오업계라고 해도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셀트리온(068270) 등 시총 20조원을 넘어 이제 100조원, 50조원 권역에 있는 기업들에 대해 투자자들은 불안해하지 않는다”며 “실제 이들 기업은 앞으로도 국내 바이오산업의 한 축을 담당해 안정적인 성장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리가켐바이오가 같은 위치라면 좀 더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국내 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신약개발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을 것”이라며 “말보다 행동을 통해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셀트리온과 같은 중견기업을 제외하고,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바이오벤처 중 시총 20조원에 근접한 기업은 알테오젠(196170)(19일 기준 15조원) 정도다. 이들의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기술이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으며, 이뤄낸 성과다. 리가켐바이오의 시총도 상승세를 타며 한때 5조원을 돌파했으나, 최근 대내외 악재로 3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김 대표는 “신약개발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신약개발 시장은 전쟁터로 자신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전략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ADC 시장 빠르게 성장...꿈 향한 행보 본격화 기대

그의 꿈을 향한 행보가 본격화될 시점이 그리 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리가켐바이오의 글로벌 기술수출에 불을 붙인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이 회사의 가치를 더욱 빠르게 성장시킬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이벨류에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ADC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0억 달러(약 14조원)에서 2028년 280억 달러(약 39조원)로 커진다. 리가켐바이오는 20개에 가까운 ADC 관련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김 대표는 리가켐바이오를 젠맙이나 리제네론과 같은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게 최종 목표다.

김 대표는 “젠맙과 레제네론 등도 작은 바이오벤처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며 “이들과 같은 성공신화를 이뤄내 국내 바이오업계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신약개발이 본격화되는 시점과 타깃 물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 대표는 “우리는 수많은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고, 이 가운데 분명히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제품도 존재한다”며 “현재도 이를 개발하는 과정에 있으니, 너무 조급하게 보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앞서 리가켐바이오는 ‘비전 2030’의 목표를 상향 조정해 공개했다. 5년 내 10~20개의 추가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같은 기간 5개 이상의 자체 임상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겠다는 게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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