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수액은 수익성이 낮지만, JW생명과학(234080)은 수액 한 우물을 파면서 식사가 불가능한 환자에게 영양을 공급해주는 종합영양수액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했고 결국 글로벌 무대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JW생명과학에 이어 최근 국내에서는 HK이노엔(195940)이 적극적으로 생산시설을 확충하는 등 추격에 속도를 내면서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전공의 파업 여파로 실적 악화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매출이 소폭 감소하거나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우려를 불식시켰다.
기초수액에 종합영양수액이 더해지면서 시장도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액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2021년 4300억원 가량에서 올해 약 4980억원 규모로 예상되며, 내년에는 5250억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수액 시장은 고령화 시대를 맞아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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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생명과학은 기초수액과 종합영양수액 모두 국내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보이는 1위 기업이다. 기초수액의 경우 국내 시장 50%를 점유하고 있다. 국내 영양수액 분야에서도 점유율 약 40%로 1위를 수성하고 있다.
JW생명과학은 위너프 출시 첫 해 글로벌 수액 기업 ‘박스터’와 위너프 독점 수출 계약을 체결다. 2019년에는 위너프를 유럽 시장에 수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몽골 수출을 개시하면서 아시아 시장 공략도 시작했다.
JW그룹은 수액과 관련해 그룹사를 통해 체계적인 구조를 만들었다. 먼저 JW생명과학이 수액제 개발과 생산을 전담하며, JW홀딩스가 수출을, JW중외제약이 국내 영업 마케팅을 담당하는 등 효율적으로 운영 중이다.
JW생명과학의 매출은 2021년 1698억원, 2022년 1889억원, 2023년 2069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2022년 271억원과 2023년 309억원으로 영업이익률 약 15%를 유지 중이다.
JW생명과학 관계자는 “유럽시장에 자체 기술로 개발·생산한 영양수액이 진출한 것은 아시아권 제약사 중 JW가 처음”이라며 “생산시설 기준으로는 비유럽권 공장 중 당진 수액공장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HK이노엔은 전신인 CJ헬스케어 시절인 1992년부터 수액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엔 기초수액만 있었지만 2020년을 전후로 영양수액 제품도 판매하면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지난해 기준 HK이노엔의 수액 매출은 1142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HK이노엔 전체 매출 중 약 14%에 해당한다. 특히, HK이노엔은 수액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과 숙취해소제 ‘컨디션’과 함께 매출 1조원 달성을 위한 3대 성장 축 중 하나로 꼽고 생산과 영업마케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HK이노엔은 최근 의정 갈등에 따른 전공의 파업으로 기존 3차병원 중심이었던 수액 영입마케팅을 1·2차 병원으로까지 확대했다. 그 결과 올해 2분기 수액 실적은 전년 대비 증가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났다.
HK이노엔 관계자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수액제 시장의 성장성이 커짐에 따라 기초, 특수, 영양수액 전 분야에 고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의료진과 환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용량과 제품군을 폭넓게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W생명과학은 2006년 충남 당진시에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Non-PVC 수액제 전용 공장을 준공해 단일 백(Bag) 형태 기초·영양·지질수액 생산라인 총 6개를 가동 중이다.
2017년에는 시간당 2000개, 연간 800만개 생산이 가능한 세계 최대 수준의 중·대용량 종합영양수액제 전용 전자동 생산설비 ‘영양수액 2라인’을 구축하면서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수액 생산 업체로 거듭났다.
JW생명과학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22년 10월 1000㎖ 이상의 중·대용량뿐만 아니라 200㎖ 수준의 소용량까지 생산할 수 있는 자동화 생산라인 ‘영양수액 3라인’을 완공하면서 경쟁사 대비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설비를 마련했다.
JW생명과학 관계자는 “종합 영양 수액제 포함 연간 생산 능력은 1억2220만개로 국내 최대며, 플라스틱 용기 수액류 포함 시 연간 1억8000만개로 이는 국내에서 독보적인 수치”라고 말했다.
HK이노엔은 1000억원 규모의 오송 수액신공장을 설립하고 가동 중에 있다. 기존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은 5000만개였으나 오송 신공장의 가세로 연간 생산능력이 1억1000만개까지 늘었다. 오송 신공장은 전 공정이 자동화돼 수율을 극대화시켰다.
오송 공장에서는 대용량의 기초수액 제품이 생산되고 있으며, 기존 대소 공장은 소용량 기초수액과 영양수액이 생산되고 있다. HK이노엔은 오송 공장에서도 영양수액을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수액 분야에서는 오송 수액신공장 가동 및 종합영양수액 신규 라인 증설 등 추가 성장동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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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수액은 퇴장방지의약품으로 건강보험급여로 원가를 보전하는 수준이라 수익성이 낮은 반면, 종합영양수액제는 기초수액 대비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의약품으로 꼽히다.
실제로 건강보험에서 최저 수준의 마진만 인정하는 기초수액과 달리, 영양수액은 비급여 의약품으로 일반적으로 50% 이상의 매출이익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JW생명과학은 2014년 3챔버 영양수액 ‘위너프’ 출시 후 꾸준한 연구개발을 거쳐 국내 최초로 임상 3상 거친 고함량 아미노산 영양수액 ‘위너프에이플러스’까지 출시했다. 3챔버 영양수액은 하나의 용기를 3개로 구분해 포도당, 아미노산, 지질 등 성분을 간편하게 혼합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말한다.
위너프에이플러스는 아미노산 함량을 높이고, 포도당 함량은 낮춰 중증환자의 영양공급에 최적화된 영양수액이다. 구체적으로 포도당, 아미노산, 지질 혼합액 1ℓ 기준 총 아미노산 함량이 기존 위너프 대비 25% 높다. 또 중증환자들은 움직임 등이 제한돼 있어 고혈당증(Hyperglycemia) 발생률이 높은데 이 점을 고려해 포도당 함량은 34% 낮췄다.
JW생명과학 관계자는 “위너프에이플러스는 위너프 특징인 오메가6와 오메가3 지질 조성 비율 2.1:1은 그대로 유지했다”며 “고함량 아미노산 종합영양수액 중 최초로 말초정맥용 제품도 함께 출시했다”고 강조했다.
HK이노엔은 올해 2월 종합영양수액제 ‘오마프플러스원주’와 ‘오마프플러스원페리주’를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오메가3 비율을 높이고, 오메가6와 오메가3의 비율을 1대1로 맞춰 균형 있는 지방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오마프플러스원 시리즈 제품의 경우 국내 출시된 종합영양수액제 중 정제 어유의 함량이 가장 높다. 정제 어유는 오메가3 지방산인 EPA와 DHA를 다량 함유해 환자의 면역기능 향상과 염증반응 조절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K이노엔은 수액 제품 가치 증대를 위해 국제 학회에서 포스터 발표에 나설 뿐 아니라 학술지 논문 발표도 진행하고 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수액과 관련해서는 미충족수요를 반영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국내 최초 수액 ‘대한약품’, 성장세 지속
JW생명과학과 HK이노엔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수액의 원조로 불리는 대한약품(023910)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대한약품의 전신인 대한약품화학공업사는 1953년 국내 최초로 5% 포도당 수액을 만들기 시작했다. 1972년엔 수액제 공급 군납업체로 지정되면서 베트남전에 수액을 공급했으며, 1996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대한약품 매출은 2022년 1843억원, 2023년 1959억원이었으며 올해는 2017억원으로 2000억원의 벽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약품의 매출 중 78%가 수액 제품에서 나온다. 특히, 대한약품은 기초수액 중심의 사업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임에도 수액 백(Bag) 제품 자동화 생산라인을 구축해 원가절감을 이뤄내는 등 영업이익률은 18% 안팎을 기록 중이다.
생산 능력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한약품은 2013년 구공장 멸실 후 8000평 규모의 신규공장을 세웠다. 이어 2016년도에는 수액백제품 자동화 생산라인을 구축해 원가절감을 이뤄냈고 영업이익이 상승했다. 아울러 2022년 2500평 규모의 제품창고를 완공했으며, 2023년에는 부족한 제품재고 확보와 원가절감을 위한 1000평 규모의 자동화 창고 건축을 시작했다.
대한약품 역시 수익성이 높은 종합영양수액 시장 진출을 위해 2021년 9월 ‘테트라프주’와 ‘테트라프페리주’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했지만 아직까지 출시는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품목허가는 받았으나 급여 또는 비급여 등의 문제로 제품 출시가 늦어지는 것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