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정 일중한의원 원장] 이른 폭염으로 시작한 올 여름은 많은 비까지 내릴 것이라는 예보가 있다. 개인위생과 면역력 관리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무더위와 습한 계절에 수면 장애와 식욕까지 떨어지면 몸이 무겁고 극심한 피로에 시달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런데, 가뜩이나 기력이 약해지고 면역력이 떨어지는 계절에 유독 더 심하게 무기력증을 호소하며, 몸살이 난 것처럼 욱신욱신 쑤시는 증세로 고생하는 분들도 있다. 전립선염이나 방광염을 오래 앓아 온 만성 환자분들이다.
| 손기정 일중한의원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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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염 환자들이 겪는 심각한 전신 무기력증은 빈뇨나 잔뇨, 소변통증, 성기능 장애와 같은 주요 증상과 견주어 결코 가볍지않다. 한창 일할 나이에 늘 피곤하고 정신이 맑지 못해 업무나 직장에도 매우 나쁜 영향을 끼친다. 잦은 소변과 통증 등 전립선염 증상 자체만으로도 일상생활이 어려울 지경인데, 온몸이 무기력해지면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 의욕이 사라지고 사회생활에 많은 장애를 안긴다. 음식을 소화하기 어렵고 가슴이 답답하며 배변에도 문제가 생기는 등 몸에도 복합적인 변화가 나타난다.
전립선염 환자에게 전신 무기력증이 오는 이유는 염증 반응으로 우리 몸이 방어기제를 가동하기 때문이다. 염증이 신경계를 자극했거나 염증에 대항하기 위해 면역체계 쪽에서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인 질환인 전립선염을 확실하게 치료하면 무기력증도 상당 부분 사라진다, 하지만 치료 중에는 인체의 에너지를 적절하게 보충하고 면역력을 보(補)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만성방광염 환자들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부분 극심한 만성피로와 우울감을 동반한다. 대인관계나 사회활동에 제약을 느끼고 자존감마저 떨어진 상태에서, 치료가 잘되지 않고 재발이 반복되는 악순환 속에서 환자들이 느끼는 무력감이 더 커지고 자신의 마음이 고립된 상태로 지내게 된다. 병력이 오래될수록 무기력의 정도가 심해 지속적인 노력이나 집중력이 필요한 일을 하지 못하고 비정상적인 탈진 상태에 놓인 경우가 있다. 배뇨 장애를 장기간 겪은 분들의 전형적인 증세다.
방광염으로 인해 삶의 질서가 깨지고 극심한 피로와 우울감을 함께 겪고 있는 환자일수록 배뇨증상을 먼저 개선하고 치료하는 것이 우울증세 해결의 실마리가 된다. 배뇨장애의 공포에서 벗어나 정신적인 피로가 먼저 해소되면, 완치의 희망과 자신이 더 건강해지고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는 터닝포인트가 되기 때문이다. 환자들에게는 치료의 기본인 배뇨장애 개선, 신장과 방광의 기능을 회복하는 축뇨탕과 함께 기와 혈을 보하는 약재를 환자에 맞게 처방한다. 실제 진료실에서는 신경 안정제, 항생제 같은 약물을 장기간 복용해도 차도를 보지 못했던 방광염 환자들이 이러한 한방 치료를 통해 극적인 변화를 갖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무더운 여름철에는 치료 못지않게 각별한 마음으로 생활 관리를 해야 한다. 찬 음식과 음료, 서늘한 냉방 등 지나치게 찬 기운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정신적으로 위축되거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 것이 무기력증을 줄이는 방법이다. 아침 저녁에 기온이 조금 내려가면 걷기와 가벼운 등산 같은 유산소 운동을 자주 하고, 기름진 음식 대신 신선한 채소 위주의 영양식을 자주 드시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