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DL이앤씨·HL D&I…속속 등장하는 건설채

GS건설 미매각 이후에도 건설사 공모채 발행 이어져
고금리 노리는 개인 투자자 수요 겨냥
수요예측 미매각 이후에도 추가청약 노릴 듯
  • 등록 2024-06-05 오전 5:37:17

    수정 2024-06-05 오전 5:37:17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GS건설(006360) 이후 건설사 회사채가 공모 수요예측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건설사에 대한 투자심리가 여전히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만기 도래 채권 상환 등 자금 조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늘어난 개인 투자자(리테일) 수요를 노린 움직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L D&I(014790)(BBB+), DL이앤씨(375500)(AA-) 등 건설사들이 줄줄이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건설사 외에도 쌍용씨앤이(A)와 KCC글라스(AA-) 등도 공모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 중 HL D&I와 쌍용씨앤이는 증액을 하지 않기로 했다. 시장의 부정적인 투자심리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HL D&I는 600억원 규모, 쌍용씨앤이는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그나마 AA급인 KCC글라스와 DL이앤씨는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건설사들은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로 인해 투자 심리 냉각이 이어지면서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GS건설(A)은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1.5년물에서 500억원 모집에 220억원, 2년물 500억원 모집에 60억원의 주문을 받아내는데 그쳤다.

(사진=HL D&I)
다만 이렇게 미매각된 물량은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추가 청약에서 대부분 소화된다. 특히 GS건설은 애초에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를 노리고 매달 이자를 제공하는 월이표채로 발행했다.

따라서 GS건설 이후 공모채 시장을 찾는 건설사들 역시 상당 부분은 미매각을 염두에 두고 발행을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매각을 기록하더라도 금리를 노린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추가 청약을 통해 소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어차피 지금같은 시장 상황에서 건설사들은 어디에서 자금을 구해도 높은 금리를 줘야한다”면서 “발행사 입장에서는 미매각을 기록하더라도 결국 추가 청약을 통해 소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도 퍼져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개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서만 전날까지 19조6259억원의 채권을 순매수했다. 특히 고금리 채권에는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리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전날 7%대 이자율을 제시했던 이지스자산운용 공모채 수요예측에도 증권사 리테일 부서가 대부분의 수요를 차지하기도 했다.

다만 이에 따라 채권 투자에 나서는 개인들도 어느 정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증권사 IB 부서 관계자는 “최근 늘어나고 있는 월이표채 발행 기업은 대부분 비우량 기업”이라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고금리라고 무조건 투자에 나설 것이 아니라 위험도가 어느 정도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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