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펩타이드 기반 약효 지속형 신약 개발업체 펩트론(087010)이 당뇨·비만치료제 등 3대 호재를 발판삼아 하반기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주요 파이프라인의 기술수출과 첫 상용화, 글로벌 판매가 임박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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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업계에 따르면 펩트론은 글로벌 제약사 A사와 최근 1~2개월 지속형 당뇨·비만치료제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고, 향후 협업을 위한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펩트론은 A사로부터 ‘텀싯’을 수령한 바 있다. 텀싯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본 계약 합의문을 작성하기 전에 세부조건을 협의하기 위해 교환하는 약정서를 의미한다.
글로벌 제약사가 펩트론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당뇨·비만치료제 ‘PT403’과 ‘PT404’ 때문이다. 각각 세마글루타이드와 GLP-1/GIP 이중 수용체에 기반한 1개월 이상 지속 서방형 제제다. 세계 당뇨·비만치료제 시장은 이 두 작용제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펩트론 제품은 여기에 지속성 약물 전달 기술인 스마트데포(SmartDepot) 기술을 적용한 게 특징이다.
이 덕분에 업계에서는 펩트론이 PT403과 PT404로 1조원대 이상의 기술수출을 성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의약품시장조사업체 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만 따져도 2022년 28억 달러(약 4조원)에서 2028년 167억 달러(약 23조원)로 커진다. 당뇨치료제까지 포함하면 관련 시장은 2028년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연초 7000원대로 시작했던 펩트론의 주가가 최근 2만원대까지 치솟은 배경이기도 하다. 펩트론의 호재는 이뿐만이 아니다. 1개월 지속형 전립선암 치료제 ‘PT105’와 호주 인벡스와 공동개발 중인 특발성 두개 내 고혈압(IIH) 치료제 후보물질 ‘프리센딘’도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펩트론은 국내 유력 제약사들과 PT105에 대한 국내외 판매 계약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 최근 충북도와 200억원 규모의 PT105 생산시설 투자협약도 체결했다. 앞서 PT105의 생물학적 동등성(BE) 시험 결과 동등성을 확보하면서 상용화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PT105는 글로벌 제약사 다케다의 류프로렐린 성분을 활용한 오리지널 제품(원제품) ‘루프린’의 제네릭(복제약)이다. 루프린은 1989년 출시 후 30년이 넘도록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표적인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프리센딘의 글로벌 3상 임상도 순항 중이다. 지난해 11월부터 환자 투여가 개시됐다. 영국, 미국, 호주, 이스라엘, 뉴질랜드 등 세계 40개 기관에서 실시하고 있다. 프리센딘은 펩트론이 독자 개발하고 완제의약품까지 자체 생산하고 있는 PT320에 기반한다. 올해 임상이 더욱 속도를 내면서 충북 오송 공장에서 관련 제품의 생산도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IIH치료제 시장 규모(유병률기준)는 미국과 유럽만 약 2조원이다. 프리센딘은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희귀의약품(ODD)으로 지정돼 있다. 펩트론이 각각 7년, 10년 동안 독점판매자격을 확보했다는 뜻이다. 펩트론은 향후 약 10년간 관련 수익만 5000억원 이상으로 전망하고 있다.
펩트론 관계자는 “1997년 회사 설립 후 펩타이드 기반 약효 지속형 신약 개발에 주력한 결실이 이제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실질적인 결과물을 낼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