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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KRAS 변이 유전자 돌연변이 표적 항암제 ‘HM99462’은 현재 임상 1상을 위한 독성시험을 진행 중이다. 앞서 이 치료제는 다양한 종양변이 동물실험에서 암세포를 박멸시켰다.
KRAS 돌연변이는 전체 암의 약 20%에서 발견되고 있는 암 돌연변이 유전자다. KRAS 돌연변이 발생 비율은 췌장암의 90%, 대장암의 40%, 폐암의 30% 순이다. 항암제 효과가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지는 이유는 바로 KRAS 변이 발생 때문이다. 업계에선 KRAS 변이를 통제하면 항암제 효과를 지속시킬수 있어 암을 완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가 KRAS 표적 항암제 개발을 시도한 지 40년 이상 흘렀지만 모두 실패했다는 점이다. KRAS가 암세포를 증폭시키는 신호전달체계 특성으로 표적 자체가 녹록지 않았기 때문이다. KRAS 표적 치료제에 대한 환자와 의료진 모두 미충족 수요가 상당히 높은 이유다.
시장조사기관 ‘퀴크리서치’(kuickresearch)는 글로벌 KRAS 억제제 시장은 오는 2029년 40억달러(5조3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박현진 한미약품 약리효능1팀 PL(프로젝트 리더, 약학박사)은 “KRAS 활성을 막는 저해제가 폐암에 한해 승인된 바 있다”면서 “다양한 내성이 발생하고 있고, KRAS 변이 대장암이나 췌장암엔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SOS1 억제제인 ‘HM99462’를 개발했다.
HM99462이 KRAS 유전자 생성을 억제하자, KRAS와 GTP(뉴클레오티드)결합이 최소화됐다. KRAS는 GTP와 결합해 각종 변이를 만들어낸다. HM99462은 KRAS가 만들어내던 다양한 변이 G12C, G12V, G12D, G13D 등을 모두 억제했다. KRAS 돌연변이 암세포 생존과 증식에 관여하는 ERK 인산화도 크게 감소했다.
변이·내성 사라지자 암 완치 길 열려
암세포에 변이와 내성이 사라지자, 항암제 효능은 지속됐다. 한미약품은 비소세포폐암, 대장암, 췌장암, 식도암 등에서 HM99462를 기존 1차 치료제와 병용투여하자 암세포가 말끔히 사라졌다. 반면, 기존 항암제 투여군에선 암세포 변이 및 약물 내성으로 암세포 성장이 계속됐다.
특히, 췌장암에선 MEK 억제제와 병용투여로 암세포를 절멸시켰다. HM99462와 MEK 억제제 조합은 한미약품이 췌장암을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낸 약물 조합이다. MEK 억제제는 암을 유발하는 신호전달 경로(RAS-RAF-MEK-ERK)를 차단한다. 기존 암세포 발생 신호를 차단함과 동시에 내성이 발생할 수 있는 신호를 동시에 억제했다. 그 결과, 암 세포가 말끔이 사라진 것이다.
박 PL은 “SOS1 억제제인 HM99462는 KRAS 신호 과활성화로 인한 돌연변이 암 치료제”라며 “HM99462는 현재 안전성평가센터(GLP) 독성 연구를 가능하게 하는 임상시험계획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2024년 초에 임상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