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투자가 집중된 업종은 ICT 서비스, 유통·서비스, 바이오·의료 등으로, 전체 투자의 70.5%가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ICT 관련 업종이 전체에서 34.8%(2조3518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금리인상과 시장 유동성 악화에 전년대비 투자액은 감소했으나 전체 업종 중 ICT 부문이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모았다. 지난 2021년 처음으로 ICT분야가 1위를 기록한 이래로 투자금이 집중되는 경향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올해부터는 글로벌 챗GPT 열풍이 불면서 ICT 업계의 핵심 화두인 AI에 투자금이 몰리는 경향은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신규 결성되는 블라인드 펀드 자금의 상당액이 관련 분야로 흘러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투자업계에 관련 분야를 타깃으로 하는 대기자금도 속속 쌓이고 있다. 국내 벤처캐피탈 인터베스트는 AI 및 나노기술 등에 주력 투자할 ‘인터베스트딥테크펀드’에 추가 출자액을 받아 총 3002억원으로 늘렸다. 지난해 연말 국민연금과 산업은행 등 굵직한 기관투자자(LP)들의 자금을 받아 2552억원으로 결성해둔 상태였으나 추가 참여를 결정한 LP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사학연금과 우정사업본부 등이 각각 200억원대 출자금을 내어주면서 펀드 몸집을 더 키우게 됐다.
이밖에도 미래에셋벤처투자도 최근 결성한 1100억원 규모 ‘미래에셋 데모테크 펀드’를 기반으로 AI 투자 기업을 물색하고 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AI 분야의 높은 사업성을 감안해 최근 수년 사이 집중적으로 출자를 늘려왔다. 미래에셋벤처의 경우 지난해 기존 투자사였던 의료 AI기업 루닛이 상장하면서 높은 수익을 냈고, 지분을 보유한 AI 관련 기업 중 일부가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면서 높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분야에 투자금을 더 늘리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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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증권사 관계자는 “어떤 경우에는 투자사가 을이 된다”며 “AI처럼 투자업계 모두가 관심을 쏟는 분야에서는 성과를 낼 우량 기업의 경우 투자 기회를 잡을 타이밍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IDC에 따르면 국내 AI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8000억원의 시장에서 매년 20% 내외로 성장해 오는2025년에는 1조9700억원 시장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AI 소프트웨어 시장의 경우 오는 2026년에는 약 2조700억원의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