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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영국 통계청(ONS)에 따르면 지난달 영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0.7%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10.9%)를 하회했다. 전월인 10월 41년 만의 최고치인 11.1%까지 치솟았다가, 약간 꺾인 것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6.3%를 기록했다. 전월(6.5%) 대비 소폭 내렸다.
이는 전날 미국의 CPI와 맞물려 더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달 미국의 CPI 상승률은 7.1%로 월가 전망치(7.3%)를 밑돌았다. 지난달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역시 10.0%(예비치)로 전월(10.6%)보다 낮아졌다. CNBC는 이날 영국의 CPI를 두고 “물가 목표치(2.0%)를 훨씬 상회하고 있지만 미국과 독일처럼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이르렀을 수 있다는 신호가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BOE가 내년 2월과 3월 각각 50bp, 25bp 추가 인상을 통해 4.00~4.25% 레벨까지 올린 후 이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데일스 이코노미스트는 “최종금리가 예상치인 4.50%에 이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BOE와 같은 날 회의를 여는 유럽중앙은행(ECB)도 50bp로 인상 폭을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CB는 지난 회의 때 75bp 인상에 나서 시장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정점론은 너무 이른 얘기라는 의견 역시 적지 않다. 코로나19 대유행, 높은 조기 퇴직 등 인플레이션을 야기할 만한 구조적인 공급 이슈들이 많다는 것이다. 현재 두자릿수 상승률에서 떨어진다고 해도 물가 목표치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을 당분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라지 바디아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영국에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물가가 오름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그 이후에야 너무 높은 물가 탓에) 수요가 떨어지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ONS의 그랜트 피츠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BBC와 인터뷰에서 “물가가 정점을 찍었다고 보기에는 너무 이르니 몇 달 더 지켜보자”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