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안구건조증 신약 후보물질의 미국 내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유유제약(000220)에게 복병이 등장했다. 캐나다 바슈롬 코퍼레이션과 독일 노발릭이 공동 개발한 해당 질환의 신약 후보물질 ‘NOV03’(성분명 플루오로헥실옥탄)의 허가 신청(NDA)건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최종 심사에 착수하면서다.
이에 따라 안구건조증 분야 새로운 기전을 가진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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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FDA가 안구건조증 신약 후보물질 NOV03에 대해 내년 6월 말까지 승인 심사를 완료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안구건조증은 눈물 부족 또는 과도한 증발 등을 이유로 안구 표면이 손상돼, 눈이 건조하거나 시린 증상 등을 느끼게 되는 질환이다. 각막에서 눈물에 영향을 주는 층은 점액층 및 수성층, 지방층 등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가장 안쪽에 있는 점액층은 수성층을 고르게 퍼지게 하는 역할을 하며, 수성층은 눈물을 형성해 눈을 촉촉하게 만든다. 가장 바깥에 있는 지방층은 수성층에서 생성된 눈물이 증발되지 못하게 만드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슈롬과 노발릭의 NOV03은 ‘마이봄선 기능 장애’(MGD)를 막는 물질로 기존의 안구건조증 치료 약물의 기전과 다른 방식으로 작용한다. 마이봄선은 흔히 눈꺼풀샘이라 불리며, 안구의 가장자리에서 눈물막의 증발을 방지하는 지방층에 포함된다.
속눈썹 뿌리 근처에는 약 20~30개 정도씩 지방을 분비하는 마이봄선이 존재하며, 눈물을 코팅해 증발을 막는 것으로 알려진다. 안구건조증 환자 10명 중 9명이 MGD를 겪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미국에서 MGD 관련한 안구건조증 치료제는 없는 상황으로, NOV03가 해당 기전으로 작동하는 최초의 물질로 전해진다.
조셉 파파 바슈롬 대표는 “기존의 항염증 또는 면역 조절 방식의 안구건조증 치료제와 다른 기전을 가진 것이 NOV03다. 수백만 명의 환자가 혜택을 받을 것”이라며 “지방층에서 눈물 증발을 막는 최초의 전문의약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NOV03가 기존 항염증 기전을 가진 안구건조증 치료제를 능가할 신개념 치료제라는 얘기다.
국내에선 유유제약이 자사의 안구건조증 신약 후보물질 ‘YP-P10’의 미국 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합성 펩타이드인 YP-P10은 항염증 기전과 각막 상피세포 치유 효과를 지닌 것으로 확인됐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NOV03 등 새로운 신약 후보물질이 등장하고, 안구건조증 시장 자체를 확대되고 있다”며 “우리 약물이 NOV03과 같은 특이적인 기전을 가졌는지는 아직 모른다. 다만 전임상에서 나온 항염증이나 상피세포 치유 효과에 대한 검증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YP-P10이 NOV03과 같은 특이적인 기전을 가진 것은 아닐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기존 항염증제 방식의 안구건조증 신약 물질과 시장에서 경쟁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어 “특히 임상 2상에서 일반적인 약물의 환자 인원(100명)의 2배 이상인 240명을 대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안구건조증 시장을 일부 흡수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라며 “YP-P10의 기전을 연구하면서 임상 2상에서 효과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