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급등에…베어마켓 랠리 끝나나

코스피, 1.21% 내리며 2462.50에 마감
외국인 1173억원 샀지만…매수세는 약해져
잭슨홀미팅 '매파' 기조 나타나면 추가 하락 여지
환율 급등 속 외국인 2차전지·車 등 담아
  • 등록 2022-08-23 오전 12:04:00

    수정 2022-08-23 오전 12:04:0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30원을 넘어서며 지난 7월부터 시작된 베어마켓 랠리(하락장 속 상승세)가 끝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0.19포인트(1.21%) 내린 2462.50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9일(종가 기준, 2503.46) 2500선을 되찾았지만 다시 이달 초 수준인 2460선으로 밀린 모습이다.

외국인은 1168억원을 사들이며 5거래일 연속 사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 18일(3047억원)이나 19일(3382억원)에 비해 매수세 자체는 확실히 약해진 모습이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90원 오른 1339.80원에 마감했다. 장 중 한때 1340원까지 돌파하며 2009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외국인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해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데다 다시 환율 상승을 부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외국인이 매수세를 줄이면 지수의 상승력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 6월 외국인이 5조5816억원을 팔자 코스피는 13.04% 하락한 반면, 외국인이 2조3215억원 가량을 사들인 7월 코스피는 5.10% 상승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로 안도 랠리의 상승 동력이 약화하는 모습”이라며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시장은 당분간 횡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주는 ‘잭슨홀 회의’라는 대형 이벤트도 있다. 잭슨홀회의는 매년 8월 말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와이오밍주에 위치한 잭슨홀에서 개최하는 경제포럼으로 올해는 25~27일(현지시간) 열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해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이는 만큼, 글로벌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들이 제시될 전망이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연준 위원들의 발언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연준은 인플레이션 낙관론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잭슨홀 미팅에서 연준의 매파적 기조가 다시 강조될 경우,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원·달러 환율 급등에도 추가 상승 폭도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기획재정부도 달러 강세가 유로화나 파운드, 엔화 등 주요 통화 전체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며 원화 약세 폭은 다른 통화에 비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직은 증시에서 외국인이 매수 우위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 내 외국인 수급 여건 개선, 글로벌 신용 리스크 안정세, 유가 하락에 따른 무역수지 개선 가능성 등이 원·달러 환율 상승 폭을 제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증권가는 원·달러 환율의 강세 속에서도 외국인이 순매수한 대형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환율이 1307.70(7월21일)에서 현 수준까지 오른 한 달간 외국인은 LG에너지솔루션(373220)(9206억원)과 현대차(005380)(4990억원), 삼성SDI(006400)(4771억원), 삼성전자(005930)(3388억원) 현대미포조선(010620)(2183억원)을 주로 담았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팔 수 있는 환경에서도 팔지 않은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면서 “환율이 오르고 시장이 부진할 때, 그래도 방어력을 보일 수 있는 조선, 2차전지, 자동차 등의 업종과 종목으로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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