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난임을 겪는 인구 증가로 관련 치료제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LG화학(051910)이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활용한 여성호르몬 제제를 다양하게 확보하며, 업계 1위를 굳건히 하고 있다. 티움바이오(321550)와 차바이오텍(085660) 등은 불임을 유발하는 여성 질환 대상 차세대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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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주자에서 시장 점유율 1위 선점한 ‘LG화학’
일반적으로 1년 이상 피임없이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맺어도 임신이 되지 않을 때 난임 진단을 받게 된다. 현장에서는 배란을 유도하는 여성 호르몬 제제를 통해 여성의 과배란을 유도해 인공 수정 등을 진행하는 방식이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 7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2021년 난임 치료를 받은 환자 수는 총 22만2288명으로 2017년(20만8703명)보다 21%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에 내원한 날은 환자당 약 6일에 달한다.
1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 난임 치료제 시장은 약 800억원 규모다. 이때 쓰이는 여성호르몬 제제로는 △난자를 성숙시키는 ‘난포자극호르몬’(FSH) △FSH와 함께 난포를 자극하는 ‘황체형성호르몬’(LH) △태반에서 나와 배란을 유도하는 ‘인체융모성선자극호르몬’(hCG) 등과 관련한 약물이 두루 출시돼 있다.
국내 기업 중 LG화학이 해당 시장을 점령하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미 FSH 제제를 투여받은 환자에서 조기에 LH가 급증하는 것을 예방하는 ‘가니레버’(성분명 가니릴렉스)나 보조생식술 실시 중 난포 과자극 유도제 ‘아이브이에프(IVF)-c’와 ‘IVF-MHP’ 등의 제품군을 확보해 시장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LG화학 관계자는 “FSH, LH 등 여성호르몬에 작용하는 네 가지 제품군을 확보했고 국내에서 약 200억원 이상의 연매출을 달성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우리가 가진 제품군에서 해외 업체를 모두 따돌리고 업계 1위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회사가 국내 난임치료제 시장의 약 25%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해외 업체나 국내 다른 경쟁 기업보다 폭넓은 제품군으로 의료진의 선택을 받고 있다”며 “따로 공개하지 않지만, 동남아시아나 신흥국 시장을 나가는 매출이 국내보다 더 크다. 앞으로도 관련 시장 내 입지를 더 공고히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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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움바이오·차바이오텍 등 난임 유발 자궁질환 치료제 개발 中
세계 자궁질환 관련 치료제 시장 규모는 올해 약 4조원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해마다 10% 내외로 성장하는 중이다. 관련 치료제 개발을 시도하려는 바이오벤처도 늘고 있다.
미국 애브비가 개발한 자궁내막증 통증 치료제 ‘오릴리사’(성분명 엘라골릭스) 등 생식선 자극 호르몬의 길항제 등이 주로 쓰인다. 스위스 옵세바의 자궁근종치료제 ‘린자골릭스’도 FDA 허가 심사를 진행 중이며 오는 9월 그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티움바이오는 자궁내막증 및 자궁근종 대상 신약 후보물질 ‘TU2670’의 유럽 내 임상 2a상을 진행하고 있다. TU2670은 다. 해당 물질은 2019년 대원제약이 기술이전 받아 국내 임상 2상을 주도하고 있다. 대원제약은 지난 9일 중국 한소제약에 총 2208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 차바이오텍은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자사의 탯줄 유래 줄기세포 기반 조기 난소부전 환자 대상 세포치료제 신약 후보물질인 ‘코드스템-POI’의 임상 1상 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한 바 있다. 난소부전은 40세 이전에 난소가 제기능을 못하는 질환으로, 배란 자체가 일어나지 않아 기존 호르몬제로는 치료할 수 없는 질환이다. 회사 관계자는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임상 1상을 신청한 단계다. 현재로서 추가로 언급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