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동제약(249420)은 21일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 개발 관련 정정공시를 냈다. 회사는 “일본 시오노기 제약이 일본 내에서 긴급사용승인 완료 후 일동제약이 국내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계획이었으나 긴급 사용승인이 보류됐다”며 “이에 일동제약은 시오노기와 협업해 임상 3상 주요 결과 확인을 신속히 진행하는 등 새로운 승인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 의약품 의료기기 종합기구(PMDA)는 조코바 긴급사용승인 재심의에서 임상 2상 결과로는 유효성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곧 나올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통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PMDA 재심의에서 일부는 유효성이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보는 의견이 있었고, 좀 더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마침 곧 글로벌 임상 3상 결과가 나온다고 하니 그 데이터를 참고해 결정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성구 일동제약 사장도 언론을 통해 “한국에서 먼저 코로나 치료제 조코바 긴급사용승인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일동제약 공시와 최 사장의 발언 등을 종합해볼 때 일동제약이 조코바 긴급사용승인을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일동제약은 시오노기제약보다 임상 3상 진행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
일동제약이 시오노기제약보다 앞서 국내서 코로나 치료제 조코바 긴급사용승인 신청에 나설 경우 보건당국은 국내 임상 3상 결과와 시오노기제약의 글로벌 임상 중간 결과를 참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일본에서도 시오노기제약의 데이터에 이견이 있어 긴급사용승인이 보류된 만큼 시오노기제약의 임상 3상 결과를 기다리는 편이 낫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 치료제 개발사 관계자는 “일동제약은 9월 정도에 임상 3상이 마무리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해당 임상 결과로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국내 식약처의 경우 해외에서 먼저 승인받고 와야 좀 더 승인이 수월한 측면이 있다. 시오노기제약이 일본에서 먼저 긴급사용승인을 받고 그 후 일동제약이 국내 승인을 득하는 전략을 선택했던 이유다. 그런 점에서 일본에서의 승인이 이뤄지고 국내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는 것이 유리한 전략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정부 구매 예산도 따져볼 문제
20일 기준 팍스로비드(화이자), 라게브리오(MSD) 등 코로나 치료제 재고량은 77만3000회 분이다. 여기에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총 94만명분의 치료제를 새롭게 도입할 계획이다. 경구용 치료제 사비자불린(베루사) 도입 등이 논의되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는 다양성 측면과 처방 대상 확대 등을 위해 국산 치료제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긴급사용승인을 위해서는 현실적인 걸림돌도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코로나 치료제는 환자들에게 무료로 처방된다. 정부가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치료제를 구매해 병원에 공급하고, 병원은 환자들에게 무료 처방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서는 치료제 구매 예산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 치료제 추가 구매를 위한 예산은 편성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일동제약 조코바 긴급사용승인은 정부의 전향적 자세와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한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 치료제 긴급사용을 승인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치료제를 구매해야 하는데, 그런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가 긴급사용승인을 해주고 싶어도 예산이 없어 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현재 도입이 계획돼 있는 부분들에 대한 예산만 준비돼 있고, 그 외 부분에 대한 예산은 편성된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