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 내 혈액성분의 유무 및 출혈 여부를 통해 대장암을 조기 진단하는 스크리닝 검사다. 그런데 대변잠혈검사에서 양성 즉, 혈액성분이 확인됐으나 막상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출혈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가운데 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노충균 교수(의료정보학과 박범희 교수·이은영 연구원)와 용인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안성수 교수 연구팀이 대변잠혈과 전신 염증성질환인 류마티스 관절염과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암검진 자료를 이용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 동안 대장암 검진을 받은 약 900만 명의 대상자 중 나이와 성별을 고려한 160만 명의 대변 면역화학검사 결과에 따라 양성과 음성으로 나눠 분석했다. 양성 환자군의 경우 추가로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출혈이 확인된 대상자(대장암, 염증성 장질환, 치질 등)는 제외했다.
그 결과 대상자 1,044,955명 중 △ 류마티스 관절염 7,645명(발생률 9.5명/1만 인년(person-years, 1만 명당 1년 관찰했을 때 발생하는 수)) △ 루푸스 208명(0.26명/1만 인년) △ 건선성 관절염 101명(0.13명/1만 인년)이 새롭게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가장 많이 발생한 류마티스 관절염의 경우 1만 인년 당 9.5명 발생으로 그 수가 적지만, 우리나라 일반 인구의 류마티스 발생률 1만 인년 당 1.7-4.2명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직접적인 인과관계에 의해 면역매개염증질환의 발생을 설명하기 어렵지만, 국가 암검진 프로그램의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노충균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대장암의 조기 진단을 위해 주로 시행하는 대변 면역화학검사가 발생기전이 복잡한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면역매개염증질환의 조기 발견에 이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만일 대변 면역화학검사 이상 소견시 류마티스 관절염이 의심되는 증상 혹은 위험요소가 있다면 일찍이 전문의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대변 면역화학검사가 류마티스 관절염 등과 같은 면역매개염증질환을 조기 발견하거나 예측률을 높이는 등 진단 가능 범위를 더 넓히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2022년 7월 의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 BMC medicine 에 ‘대변 면역화학검사 양성과 류마티스 관절염, 전신 홍반 루푸스, 건성 관절염의 발병률과의 관계’ 란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