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관련된 뇌질환 [조성진의 엉뚱한 뇌 이야기]

  • 등록 2022-05-07 오전 12:02:00

    수정 2022-05-07 오전 12:02:00

조성진 순천향대 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뇌 이야기를 합니다. 뇌는 1.4 키로그램의 작은 용적이지만 나를 지배하고 완벽한 듯하나 불완전하기도 합니다. 뇌를 전공한 의사의 시각으로, 더 건강해지기 위해, 조금 더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해 어떻게 뇌를 이해해야 하고, 나와 다른 뇌를 가진 타인과의 소통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의학적 근거를 토대로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들과 함께 탐구해보겠습니다. 일주일 한번 토요일에 찾아뵙습니다

[조성진 순천향대 부속 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 우리는 짧은 시간을 표현할 때 ‘눈 깜짝할 사이’ 라고 표현한다. 실제로 눈을 한번 깜빡일 때 걸리는 시간은 0.3초며 매 4~5초 마다 깜빡이며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1만번이상 깜빡이는데 우리는 느끼지 못한다. 우리도 인지하지 못하는 눈 깜박임은 하나의 뇌신경이 아닌 두개의 뇌신경의 상호 작용으로 발생하는데, 눈을 감는 신경은 안면 신경이며 뜨는 신경은 동안신경이다. 12개의 뇌신경 중 안면신경은 7번신경이며 동안 신경은 3번 신경에 해당한다. 이 두가지의 뇌신경의 환상적인 콜라보레이션에 의해 우리는 계속 눈을 뜨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눈 깜박임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신경은 각막에 있는 감각신경인 5번 뇌신경에 해당하는 삼차신경이다. 우리 몸에서 가장 심한 아픔을 느끼게 하는 예민한 신경은 각막과 치아 주변에 있는데, 각막이상이나 치통을 경험한 사람들은 잘 알 것이다. 각막에 있는 이 신경이 각막이 마르기 전에 눈을 감게 하며 극 소량의 눈물을 각막에 공급하여 각막이 마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즉 작은 눈 깜빡임에 중요한 3개의 뇌신경이 작용하는 것이다.

안면신경 마비가 있으면 눈을 감지 못하며, 동안 신경 마비일 때는 눈을 뜨지 못한다. 안면신경 마지의 가장 흔한 원인은 ‘벨 마비’인데 감기처럼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쪽 눈을 감지 못하고 입이 돌아가는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 스테로이드와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야 예후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3일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나중에 정상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아지니 가능한 한 빨리 병원에서 적절한 처방을 받아야 한다. 눈을 감지 못하는 경우에는 안구가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각막 손상이 발생할 수 있어 지속적으로 인공눈물을 넣어주거나 각막을 보호하는 렌즈를 끼우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완전히 회복되지만 영구적인 안면마비가 발생될 수도 있고, 심한 경우 안면신경 감압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벨 마비는 60명 중 1명은 일생에 한번쯤 경험하며 많은 사람들이 뇌졸중을 두려워하지만 한 쪽 눈과 입에 마비가 생기는 경우는 뇌졸중일 가능성이 거의 없다. 뇌졸중에 의한 안면마비는 대부분 눈은 정상이며 입만 한쪽으로 돌아갔을 때이며, 이와 동반되어 언어장애, 팔, 다리의 마비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여 이런 경우에는 반드시 뇌 자기공명영상(MRI)를 촬영해야 한다.

갑자기 한쪽 눈을 못 뜨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뇌동맥류나 뇌종양을 의심해봐야 한다. 동안 신경 주변의 혈관이 꽈리처럼 커져 신경을 누르면 안검하수라는 눈을 뜨지 못하는 증상이 발생하며, 뇌종양에 의해 신경이 압박을 받아서 발생될 수 있으므로 MRI 검사를 받아야 한다.

눈꺼풀에 경련이 발생하는 안검 경련도 많이 발생하는 증상이다. 몇 분에서 몇일 동안 지속이 되는 경우가 흔한데 원인으로 과도한 카페인 섭취, 수면부족, 스트레스 그리고 건조한 눈 등이 있다. 수면 패턴을 개선하고, 커피를 줄이고, 인공눈물 등을 사용하면 의학적 치료 없이 안검 경련을 해결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눈떨림이 지속된다면 편측 안면 경련을 의심해봐야 한다.

편측 안면 경련은 안검경련과는 다르게 주로 아래 눈꺼풀이 떨리며,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증상이 심해지는 게 특징이다. 심한 경우에는 같은 쪽의 입과 목 근육까지 동시에 떨리게 된다. 심한 경우 대인기피증까지 생기게 되어 일반적인 사회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 병의 원인은 뇌의 중심에 있는 뇌간에서 안면신경이 나오는 부분에서 주변 혈관과 안면신경의 잘못된 만남에 의한 것이다. 이 때 혈관의 박동이 안면 신경에 전기신호를 만들어 불규칙한 경련이 발생하게 된다. 편측 안면 경련의 치료는 안검 근육에 보톡스를 주사하여 경련을 완화하는 치료가 있지만 보통 3개월 정도 밖에 지속이 되지 않으며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아니며, 증상은 점점 악화된다. 따라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미세혈관 감압술이라는 수술이며 수술 방법은 귀의 뒷부분을 절개하여 작은 개두술을 통해 안면 신경과 혈관 사이에 ‘테프런’이라는 스펀지 같은 것을 끼워 넣어 혈관의 박동이 안면신경에 전달되지 못하게 하면 대부분 완치된다.

사람의 이미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눈의 모양이며, 첫인상을 좌우한다고 한다. 경련이나 마비도 잘 알고 적절하게 치료하면 좋은 인상을 유지할 수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태연, '깜찍' 좀비
  • ‘아파트’ 로제 귀국
  • "여자가 만만해?" 무슨 일
  • 여신의 등장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