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해지는 소아 뇌전증치료제 시장선점경쟁...SK바이오팜 전략은?

레녹스 가스토 증후군 등 난치성 소아 뇌전증
선두업체 UCB가 해당 질환대상 최초 약물 개발 완료
SK바이오팜, 세노바 및 카리스바메이트 등 2종으로 승부
미국 제외 해외국가는...현지 제약사와 판매 협력 예정
  • 등록 2022-04-05 오전 9:30:01

    수정 2022-04-05 오전 10:01:58

이 기사는 2022년4월3일 9시3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페이지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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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진호 기자]난치성 소아 뇌전증 치료제(항경련제)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관련 시장이 요동칠 전망이다. 벨기에 유씨비(UCB) 등 기존 뇌전증 치료제 강자가 해당 분야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것이다. 이를 바짝 뒤쫓는 국내 SK바이오팜(326030)도 소아 뇌전증 치료제에 대한 임상 3상으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제공=UCB)


UCB, 타케다, 난치성 소아 뇌전증 시장 정조준

대한뇌전증학회에 따르면 뇌전증은 신경세포의 이상 흥분 현상으로 흔히 ‘간질’이라 부른다. 단순부분발작과 복합부분발작, 전신긴장성 대발작(대발작) 등을 일으킨다. 일반적으로 3가지 이상의 약물로 2년 이상 치료해도 잘 조절되지 않을 경우 난치성 뇌전증으로 분류된다.

생후부터 7세까지 소아기 때 나타나는 난치성 소아 뇌전증의 대표적인 사례가 드라베 증후군과 레녹스 가스토 증후군 등이다. 드라베 증후군은 영아때 나타나며 신경퇴화로 이어질 수 있다. 레녹스 가스토 증후군은 2~6세 사이에 발병해 가장 심한 발작 증세을 보이는 뇌전증이다. 이 질환을 겪는 소아의 약 80%가 성인이 돼서도 같은 증상을 겪는 것으로 알려진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런 난치성 소아 뇌전증에 쓸 약물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UCB의 ‘핀테플라’(성분명 펜프루라민)를 레녹스 가스토 증후군 환자에게 쓸 수 있도록 판매 승인했다. 핀테플라의 성분인 펜프루라민의 대사 산물은 세로토닌 과활성화를 억제해 뇌전증 증상을 완화한다.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 2세 이상 드라베 증후군 환자에게 사용되던 핀테플라의 적응증이 확대된 것이다.

이밖에도 일본 다케다제약이 지난해 8월 드라베 증후군과 레녹스 가스토 증후군을 앓는 소아 및 성인 환자 대상 ‘TAK-935’(성분명 소티클레스타트)의 임상 1b/2a상에서 내약성을 입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뇌전증 연구’에 발표했다. 이 물질은 뇌전증의 원인으로 꼽히는콜레스테롤 24-수산화효소(CH24H)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며, 현재 임상 3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한소아신경학회에 따르면 뇌전증 유병율은 전체 인구의 약 0.5~1% 수준이다. 세계적으로 약 7000만명정도가 뇌전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전체 환자의 30%가 4세 이하 때 발병하고, 75%가 20세 이전에 발병한다. 소아청소년 대상 뇌전증 약물을 개발해야 관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따른 뇌전증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7조 3000억원, 이중 미국이 78%(5조59억원)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UCB는 이 시장에서 매해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블록버스터 ‘빔팻’(성분명 라코사미드) 등 4종의 뇌전증치료제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총15억9600만 달러(1조943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UCB의 핀테플라가 레녹스 가스토 증후군 대상 최초 약물로 이름을 올리면서 UCB가 소아까지 아우를 수 있는 약물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공=SK바이오팜)


SK바이오팜, 소아 뇌전증 대상 약물 2종 임상 3상 한창

결국 뇌전증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려면 질환의 주요 발병시기인 소아청소년 연령으로 약물의 투여 대상을 늘려야 한다. 여기에 발맞춰 움직이는 국내 기업이 바로 SK바이오팜이다.

회사 측은 기존에 개발한 성인 대상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 유럽 제품명 온투즈리)‘의 연령을 소아까지 확대하는 임상 뿐만 아니라 레녹스 가스토 증후군 대상 신약 후보물질 ‘카리스바메이트’도 추가로 개발하고 있다.

먼저 세노바메이트는 흥분신호 전달에 영향을 미치는 나트륨 수용체 억제제 및 억제성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GABA-A 수용체의 알로스테릭 활성화 등 이중기전을 갖는 약물이다. 이를 통해 뇌전증으로 인한 부분발작 증상이 있는 성인 환자에게 사용되고 있다. 2019년 FDA로부터 판매 승인받은 뒤 자회사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2020년 엑스코프리를 출시했다. SK바이오팜은 이탈리아 안젤리니파마와 협약을 맺고, 지난해부터 독일과 스웨덴, 덴마크, 영국 등 유럽 4개국에서 온투즈리란 이름으로 제품을 출시했다.

SK바이오팜은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소아와 성인의 뇌전증성 전신발작 및 소아 부분발작에 대한 세노바메이트의 임상 3상을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회사 측은 중국과 일본, 한국 등 아시아 3국에서 해당 약물의 성인 부분발작에 대한 임상 3상도 진행 중이다. 지난 2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세노바메이트의 한국 임상 3상을 소아까지 확대하도록 허용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세노바메이트을 부분발작에서 대(전신)발작까지 쓸 수 있도록 하는 임상, 소아 대상으로 하는 연령 확대 임상 등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이를 출시 시점은 2025년으로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SK바이오팜은 소아 및 성인에서 레녹스 가스토 증후군을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과 유럽 등 60여 개 기관과 함께 카리스바메이트의 글로벌 임상 3상을 병행하고 있다. 회사 측이 내세우고 있는 이 물질의 상용화 예정 시점 역시 세노바메이트의 적응증 및 연령 확대 예상 시점과 같은 2025년이다.

회사 측은 향후 카리스바메이트가 세노바메이트와 함께 매출 시너지를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출시된 세노바메이트의 지난해 미국 매출액은 782억원으로 2020년 대비 6배 증가했다. 삼성증권을 비롯한 여러 증권사가 지난 2020년 세노바메이트의 매출액이 2030년경 10억 달러(한화 약 1조2000억원)를 넘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직접 판매하는 미국 내 매출만 약 800억원이다. 파트너사가 집계한 유럽 내 판매액을 직접 공개하지 못하지만, 이를 모두 더하면 더 큰 폭으로 증가한 상황”이라며 “당장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세노바메이트를 추가로 출시할 예정으로 매출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카리스바메이트의 경우 처음부터 소아부터 성인을 대상으로 임상을 하며 성공할 시 폭넓은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을 것”며 “우리가 진행 중인 임상과 신약 개발이 완료되는 2025년이후부터는 두 뇌전증 치료제가 매출 시너지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1년 2분기까지 세노바메이트 미국 매출액 추이(왼쪽)와 2030년까지 해당 약물의 세계 매출 전망(오른쪽).(제공=SK바이오팜, 삼성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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