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직원들은 회사 대신 카페·도서관을 간다?

[조직문화 바꾸는 기업]③
현대차·포스코·SK 등 거점 오피스 개소
시차 출근제 등 출퇴근시간도 자유로워져
  • 등록 2022-01-17 오전 12:01:00

    수정 2022-01-17 오전 2:38:42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오전 9시 사무실로 출근해 오후 6시 사무실에서 퇴근하는 직장생활은 이제 옛말이 됐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2년 넘게 지속하자 직접 대면하는 일을 최소화하는 ‘언택트’ 문화가 자리 잡고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바뀐 것은 업무 환경이다. 사무공간을 본사 혹은 사업장에 두는 대신 별도의 거점 오피스를 마련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재택근무의 단점을 최소화하면서도 외근, 출장 등으로 외부 업무를 봐야 할 때 자유롭게 거점 오피스를 이용하도록 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삼성전자(005930)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미래지향 인사제도’ 혁신안에 ‘워크 프롬 애니웨어’(Work From Anywhere) 정책을 포함했다. 주요 거점에 공유 오피스를 설치하고 사내에도 카페·도서관형 자율근무존을 마련한다.

포스코그룹이 서울 여의도 파크원에 조성한 거점 오피스 ‘위드 포스코 워크 스테이션’에서 포스코그룹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이미 거점 오피스를 시행하는 기업도 있다. 현대자동차(005380)는 지난해 6월부터 서울 계동사옥과 용산 원효로 사옥 등 수도권 8곳에 총 500석 규모의 거점 오피스 ‘에이치-워크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다른 계열사도 거점 오피스를 준비하고 있다.

포스코(005490)그룹은 지난해 11월 거점 오피스 ‘위드 포스코 워크 스테이션’을 서울 여의도 파크원과 을지로 금세기빌딩에 각각 70석, 50석 규모로 마련했다. 1인용 몰입 좌석, 다인용 라운지, 회의실 등 기존 사무실과 차이 없이 업무를 볼 수 있도록 꾸몄다.

SK텔레콤, SK케미칼, SK가스 등 SK그룹 일부 계열사와 LG이노텍, 한화시스템 ICT부문, 한화생명 등도 수도권 주요 지역에 거점 오피스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본사를 충주로 옮기는 현대엘리베이터는 서울 연지동 사옥을 공유 오피스 형태로 바꾸기로 했다. 지난해 말 서울 성수동 본사 부지와 건물을 매각한 이마트도 본사를 옮기기보다 거점 오피스 도입을 포함한 여러 방안을 두고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점 오피스는 재택근무를 실시해도 현실적으로 집에서 근무하기 어려운 직원이나 장거리 출퇴근자, 외부 출장 직원 등이 이용한다. 코로나19 이후 원격 근무가 정착됐고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 직원의 눈높이에 맞춰 자율적이고 유연한 근무환경도 조성할 수 있다.

시차 출근제를 도입해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하는 기업도 많아졌다. 출퇴근 시간대에 임직원이 몰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화그룹은 순환 재택근무와 함께 시차 출근제를 시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로 출퇴근 시간 범위를 넓혔다.

이미 삼성전자와 현대차, SK㈜, 아모레퍼시픽, 롯데그룹 등도 출퇴근 시간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유연근무제를 전면 혹은 부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2050 직장인 1057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조사에서도 응답자 88.6%가 거점 근무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가장 이상적 근무 형태가 거점 근무라는 응답도 55.3%로 재택 근무(37.9%)나 본사 근무(6.8%)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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