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은 과거 수두에 걸렸거나 수두 예방접종을 받았던 사람에서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감각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나이가 들면서 이 바이러스에 대한 세포 매개 면역이 약해져 발생한다. 대상포진은 일반적으로 몸의 척추 중앙선을 넘지 않고, 한쪽의 피부분절에 통증을 동반한 띠 모양의 홍반과 군집성 수포로 나타난다. 전구증상으로 피부병변이 나타나기 4일~2주 전부터 환자는 한쪽 피부분절에 욱씬거리는 통증이나 불편감, 이상감각을 느낄 수 있다. 대상포진은 일차적으로 바이러스가 잠복해 있던 감각 신경에서 염증과 손상을 유발하기 때문에 통증의 양상이 쿡쿡 쑤시거나 칼로 찌르는 듯한 신경통의 양상을 보이고, 감각이상이나 가려움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고령, 면역저하, 스트레스, 외상 등이 위험인자이다.
대상포진의 발진과 수포가 있는 시기에 동반되는 급성 통증이 3개월 이상 만성적으로 지속된다면 이를 포진후신경통이라 한다. 포진후신경통은 대상포진의 가장 흔하면서도 심각한 후유증으로 대상포진이 무서운 이유다. 대상포진의 발생률, 대상포진의 중증도뿐만 아니라 포진후신경통이 발생할 확률도 나이가 들수록 높아진다. 포진후신경통의 발생은 전체 환자의 약 20%이지만, 6 0세 이상에서는 절반이상에서 경험하게 된다. 포진후신경통은 만성 통증뿐 아니라 만성피로, 식욕저하, 체중감소, 불면증 등을 동반하여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키며 드물게는 수년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포진후신경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피부 발진 후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다. 하지만 항바이러스제를 먹는 중에도 새로운 발진과 수포가 1주간은 더 발생할 수 있고, 딱지로 변해 완전히 낫기까지는 약 2-3주의 시간이 걸린다. 또한 대상포진은 몸이 약해졌다는 신호이므로 환자분들께 집에서 푹 휴식을 취하시도록 권고 드리고는 한다. 통증의 정도에 따라 진통제, 신경통증제를 복용하게 되며, 심할 경우 마취통증의학과에서 신경차단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자, 그럼 대상포진을 앓고 나서는 어떡해야 할까? 많은 어르신들이 한번 고생하시고 난 후에 대상포진 백신 접종에 대해 물어보신다. 대상포진 백신은 치료목적이 아니고, 대상포진을 앓은 직후에는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앓고 나서 6개월~1년 후에 대상포진 백신을 맞으시도록 말씀 드린다. 대상포진 백신은 대상포진의 발생을 51% 낮추고, 중증도를 61% 낮춘다. 또한 무서운 후유증인 포진후신경통의 발생도 66% 낮춘다. 따라서 대상포진 백신을 맞는다고 해도 대상포진이 100% 예방되는 것은 아니지만 발생위험을 절반으로 낮추어 주고, 앓게 되더라도 비교적 가볍게 지나가며 포진후신경통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2011년에 50세 이상의 정상인에서 백신접종을 승인하였고, 우리나라에서는 60세 이후 정상인에서 대상포진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한 연구에서 50세 이상의 대상포진 환자들 중 대상포진 백신을 맞았던 사람은 9%에 불과했다. 50세 이상이라면 꼭 시간을 내어 대상포진 백신 예방접종을 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