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들썩]“‘조폭 출신’ 살해범 허민우, 범행 막을 수 있었다?”

노래주점 손님 살인·유기 혐의 허민우, 과거 조폭 활동
폭력 등 전과로 집유 선고…보호관찰 기간에 살인
보호관찰 대상자 허술한 관리체계 도마 위
  • 등록 2021-05-22 오전 12:01:50

    수정 2021-05-22 오전 12:01:50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온라인 들썩]은 최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다양한 사연을 소개합니다.

술값 시비 끝에 손님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노래주점 업주 허민우(34)가 검찰에 송치된 가운데, 전과자에 대한 부실한 관리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허씨가 과거 조직 폭력 조직원으로 활동했음에도 경찰의 관리 명단에 없었을 뿐만 아니라 법무부 보호관찰 기간에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입니다.

술값 시비 끝에 손님을 살해한 뒤 훼손한 시신을 유기한 노래주점 업주 허민우가 지난 21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미추홀경찰서 유치장을 나와 검찰로 송치되기 전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檢 송치된 허민우, 뒤늦게 “죄송하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지난 21일 살인, 사체손괴·유기,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허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허씨는 이날 인천지검에 송치되기 전 “범행을 (부인하다가) 왜 자백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고 답했습니다.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할 때 ‘어딜 찾아가려고 했다’고 말했는데 어딜 다녀오려고 한 거냐”는 물음에는 “속상한 마음에 시신을 유기한 곳에 네 번 정도 가서 술도 두 번 따라놓고 죄송합니다(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허씨는 마스크 벗어달라는 취재진의 요구에 마스크 벗으며 “앞으로 절대 싸우지 않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잔혹 살해 동기는 ‘술값 시비’…추궁 끝 자백

허씨는 지난달 22일 오전 2시24분께 인천시 중구 신포동 자신이 운영하는 노래주점에서 술값 시비 끝에 40대 손님 A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현장 정밀감식 결과 주점 내부에서 A씨의 혈흔 등이 발견됐습니다.

허씨는 주점 내 빈 방에 A씨 시신을 이틀 동안 숨겨뒀다가 차량에 싣고 인천 무의도와 강화도 등을 돌아다니며 유기할 장소를 물색했으며 며칠 후 폐쇄회로(CC)TV가 없는 부평구 철마산 중턱에 유기했습니다.

허씨는 사건 발생 20일 만인 지난 12일 오전 인천 자택에서 체포됐습니다. 살인 혐의를 부인하던 그는 경찰이 확보한 증거와 추궁에 범행을 자백했습니다. A씨 시신은 이날 오후 7시30분께 발견됐으며, 심하게 훼손돼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이후 경찰은 지난 17일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범행 수법이 잔인하다”며 허씨의 신상을 공개키로 결정했습니다.

지난 12일 오전 인천시 중구 신포동 한 노래주점에 출입 금지를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허씨는 지난달 22일 이곳에서 손님 A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폭 출신임에도 경찰 관리 명단 제외·보호관찰도 소홀

사건이 공론화되자 여러 정황상 허씨의 범행을 사전에 막을 수 있지 않았느냐는 의구심이 이어졌습니다. 허씨는 과거 인천 폭력조직 ‘꼴망파’의 조직원이었음에도 경찰의 관리 명단에 없었습니다. 허씨는 2017년 폭력조직 가입 혐의로 입건됐지만, 직접적인 범죄는 저지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관리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19일 MBC에 “허씨는 과거에 (조폭) 일을 했고, 2010년 이후엔 ‘병풍친다’는 말로 표현하는데, 누구를 직접 폭행한 게 아니라 위력 과시만 했다”고 말했습니다.

대신 여러 전과가 있던 허씨는 지난해에도 폭력 등의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2023년 2월까지 법무부의 보호관찰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이번 살인사건은 보호관찰 기간에 일어났습니다. 지난해 11월까지는 거의 매달 관찰관이 허씨를 만났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후에는 전화로만 관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허씨는 보호관찰 3개 등급 중 가장 낮은 ‘일반’ 등급이긴 했지만, 전화로는 제대로 관리가 안 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보호관찰 대상은 ‘집중’, ‘주요’, ‘일반’으로 등급이 분류되는데 주요 등급이었던 허씨는 지난해 6월 가장 낮은 등급인 일반 등급으로 내려갔습니다.

일반 등급이어도 법무부 규정상 주기적으로 직접 만나 면담을 해야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를 이유로 대면 감독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사건 발생 후 법무부는 “2020년 허씨를 상대로 여섯 차례의 대면 감독과 전화 등으로 아홉 차례의 통신지도를 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문제로 전화로만 여덟 차례의 통신지도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보호관찰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살인은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는 지적에 법무부는 지난 18일 설명자료를 내고 “조직폭력 사범은 재범위험성 평가가 다소 낮더라도 대면 지도감독을 중심으로 하는 주요 등급으로 지정해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대책을 밝혔습니다.

허씨는 과거 인천 폭력조직 ‘꼴망파’ 조직원으로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JTBC 뉴스 방송화면 캡처)


실랑이 중 112에 전화한 피해자…경찰, 출동 지령 안 내려

사건 당일 A씨의 신고 전화를 받은 경찰이 출동 지령을 내리지 않은 사실도 알려져 논란을 키웠습니다.

A씨는 사건 발생 전인 지난달 22일 오전 2시5분께 허씨와 실랑이를 하는 과정에서 112에 전화를 걸어 ‘술값을 못 냈다’는 내용으로 신고했지만, 인천경찰청 112 치안 종합상황실 근무자는 관할 인천 중부서에 출동 지령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당시 상황실에는 A씨가 신고 전화를 하던 중 허씨에게 “X 까는 소리 하지 마라. 너는 싸가지가 없어”라고 말하는 소리도 녹음됐습니다. 경찰은 긴급한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해 출동하지 않았고, 새벽 시간대 영업한 주점을 구청에 통보하지도 않았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A씨의 신고를 접수한 근무자는 긴급하거나 생명에 위험이 있는 상황으로 판단하지 못했다”며 “아는 사람과 술값 문제로 이야기하는 정도로 알고 출동 지령을 지구대에 내리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이때 A씨에 대한 위치추적도 하지 않아 실종 신고 일주일 뒤에야 주점을 찾아간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결국 인천경찰청은 신고 접수 과정의 문제점을 확인하기 위해 자체 진상 파악과 함께 당일 근무 경찰관에 대한 감찰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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