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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이데일리가 통계청의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대학(4년제 및 전문대 포함)을 졸업한 학생은 30만 9680명으로 전년도 졸업생(32만 9620명)대비 6.0%(1만 9941명) 감소했다.
전체 졸업자수는 줄었는데 비경제활동인구(비경활)는 같은기간 10만 6930명에서 11만 5049명으로 오히려 7.6%(8119명) 증가했다. 졸업자수에서 비경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32.4%에서 지난해 37.2%로 증가했다.
취업자(15만 9580명)와 실업자(3만 5051명)는 1년 전보다 각각 7.8%, 29.3% 줄었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위축하면서 취업자와 구직자는 감소하고 경제활동을 벌이지 않는 청년들만 늘어난 셈이다.
대졸자 중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로 ‘교육·기술·경험이 부족해서’라는 응답 비중은 2019년 33.1%(3만 5351명)에서 지난해 26.3%(3만 214명)로 축소한 반면 ‘전공이나 경력에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가 15.9%(1만7043명)에서 20.7%(2만3857명)로 커졌다.
일거리 자체가 없는 고용 여건이 더 구직포기를 부른 가장 큰 이유라는 얘기다.
집·독서실 등에서 상급학교 진학을 준비한다는 응답자는 3862명으로 46.9%(1232명), 군대를 가기 위해 대기 중인 응답자(3423명)는 13.6%(408명) 각각 증가했다.
고용시장 진입문턱을 넘지 못한 대졸자들이 별다른 대책 없이 쉬고 있거나 대학원 진학, 군 입대 등 다른 경로로 방향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올해도 대졸자들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에 고용 시장의 어려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 4월 현재 2021년도 졸업자 중 비경활은 9만 482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졸업자 중 남아있는 비경활(10만 8745명)까지 합하면 작년과 올해 졸업자 중 약 20만명이 구직 활동도 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부터 누적된 고용 부진과 올해 채용 여건을 감안할 때 청년 취업난은 한층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100인 이상 기업 504곳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올해 신규 채용 계획이 있는 기업은 40.3%에 그쳤다. 아직 결정 못한 기업은 33.9%, 계획이 없는 곳은 25.8%에 달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성년의 날을 맞아 청년 대책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청년 고용분야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력을 강화하고 취업할 권리를 보강하겠다”며 “국민취업지원제도, 각종 청년고용 촉진 장려금 등을 통한 노동시장 진입 촉진, 청년창업 활성화 등을 통해 청년들이 취업·창업전쟁터를 슬기롭게 헤쳐나가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산업 구조 변화에서 민간의 고용 창출을 독려할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아르바이트 중심의 일자리 정책보다 민간이 투자 여력을 키우기 위한 제도 개선이 중요하다”며 “첨단 서비스산업 중심으로 구조가 개편하면서 인문계와 이공계간 격차가 커지는 만큼 직업훈련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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