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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공개된 뮬러 특검의 수사 보고서 편집본에는 러시아 정부가 어떻게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쳤고 이것이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에 유리하게 작용했는지가 담겨 있다.
러시아 정부가 미국 대선에 개입한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트위터·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소셜미디어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한 캠페인, 또 하나는 러시아군 참모본부정보총국(GRU)에 의한 해킹 활동이다.
먼저 SNS를 이용한 선거 홍보 활동은 러시아의 인터넷리서치에이전시(IRA)에 의해 이뤄졌다. IRA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예브게니 프리고친이 소유한 회사로 명목상은 인터넷조사기관이지만 실상은 사이버 여론전을 하는 일종의 ‘댓글부대’로 유명하다.
러시아 요원들은 IRA를 통해 소속을 숨긴 채 트럼프 후보의 지지자인 척 활동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팔로잉(folowing)하고 교류했다. 텍사스 출신 트럼프 지지자라고 주장하는 한 가짜 계정에는 7만명의 팔로워가 있었다. 다른 계정은 2만 4000명의 팔로워가 있었다. 이들 계정은 숀 해니티, 로저 스톤 등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인사들과도 연결돼 있었다.
이들은 오프라인상에서도 각종 트럼프 지지자들을 위한 각종 집회를 조직하기도 했다.‘@march_for_trump’라는 아이디로 개설된 계정은 미국 전역에 걸쳐 트럼프를 지지하는 집회를 기획했다.
다만 보고서는 오프라인 집회의 주최자가 러시아 정부였다는 것을 트럼프 선거캠프도 알지 못했다고 강조한다. 보고서는 “트럼프 선거캠프와 IRA 사이에는 집회에서 사용할 자료를 요청하고 집회를 홍보하고 이에 필요한 물품 등을 조율하는 흔적 등이 발견됐다”면서도 “트럼프 선거캠프 관계자가 이 요청을 한 것이 외국인 국적자라고 이해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가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친 또 하나의 방법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었다. 이 공격은 러시아군 참모본부 정보총국(GRU)이 주도했다. 이들은 클린턴 캠프 관계자들의 통신을 해킹할 악성코드를 개발하고 이를 심는 피싱(phishing) 작업을 했다. 공식 캠페인 계정과 직원들이 사용하는 구글 계정을 포함해 수백명에 악성코드가 심어진 이메일이 발송됐다.
트럼프 선거캠프가 직접적으로 러시아 정부의 해킹활동에 관여했다는 증거는 없다. 다만 트럼프 선거캠프 관계자가 위키리크스가 가지고 있는 클린턴 선거캠프의 정보에 관심을 보이거나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는 발언도 있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선거기간 중 이메일로 직접 위키리크스에 접촉해, 클린턴 선거캠프로부터 빼내온 정보가 있는 사이트 링크를 건네받기도 했다.
뮬러 특검의 보고서가 공개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인기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을 패러디해 ‘게임 끝’(Game Over)이라고 주장했다.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가운데 검은색 코트를 입은 트럼프 대통령 뒷모습 이미지 왼쪽 위에는 “(러시아와) 공모도, 사법 방해도 없었다”라는 문구가 들어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희망 섞인 주장과는 달리 의혹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날 특검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공모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을 뿐, 트럼프 대통령이 무죄라고 인정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검 보고서는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 방해에 나섰다는 다양한 정황을 공개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특검이 이날 발표한 ‘편집본’과는 별개로 448쪽짜리 원본을 확보해 사실 검증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