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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영국 의회는 오는 12일(이하 현지시간)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투표를 한다. 앞서 지난달 1월 15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제시한 1차 합의안은 찬성 202표, 반대 432표의 압도적인 표 차로 부결됐다.
현지 언론은 브렉시트의 가장 큰 쟁점인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국경 문제가 아직 해결안을 찾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부결을 점치고 있다.
만약 12일에도 합의안이 부결된다면 다음 날인 13일 영국이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 여부가 투표에 부치게 된다.
노딜 브렉시트가 성립되면 영국과 EU가 2020년 말까지 21개월 동안 브렉시트를 점진적으로 진행하자는 ‘전환기한’이 적용되지 않아 영국은 즉시 EU를 탈퇴, 자유로운 사람과 물류의 이동이 보장되던 EU와 영국 사이에는 ‘국경선’이 쳐지게 된다.
다만 영국 의회에서는 브렉시트를 주장하는 보수당에서조차 노딜 브렉시트를 주장하는 이가 소수인 만큼 사실상 이날 투표에서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3개월 정도 브렉시트 시점을 뒤로 미루더라도 이 기한 동안 영국과 EU 간 합의안이 나올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새로운 선택지가 없는 브렉시트 기한 연장은 결국 불확실성을 높일 뿐”(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브렉시트 기한이 연장될 경우, ‘제2의 브렉시트 투표’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영국의 제1야당 노동당이 브렉시트 연기 기한을 이용해 제2 투표를 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설사 제2 투표에서 브렉시트 탈퇴가 뒤집힌다고 하더라도 혼란은 지속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영국 내에서는 노딜이라도 브렉시트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을뿐더러 2016년 한차례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결정한 상황에서 다시 투표를 통해 브렉시트 여부를 결정하자는 주장은 ‘민주주의’를 두 번 뒤엎는 꼴이 될 것이라는 등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 와중에 폭스 비즈니스 뉴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월 말 방미 일정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시 주석이 4월 말 방미할 가능성도 있지만, 미·중 무역협상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베트남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의 막판 결렬이 중국 정부에 큰 충격을 줬다고 보도했다. ‘다 된 밥’처럼 여겨지던 북·미 정상회담이 결국 ‘재 뿌린 밥’이 된 것처럼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역시 막판에서 결렬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양국이 무역협정을 체결할 것이란 기자의 질문에 “물론 확신한다”면서도 “우리나라를 위해 매우 좋은 거래가 아니라면 나는 합의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 진행 상황과 관련, 크리트 윌렘스 백악관 통상담당 보좌관은 전날 열린 행사에서 “협상에서 진전을 이뤘지만,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외 이번 주에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12일), 미국 신규주택판매(14일), 유럽 소비자물가지수(15일) 등 주요 지표가 발표된다. 일본에서는 15일(우리나라 시간) 일본중앙은행(BOJ) 통화정책회의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