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명분 쌓기'?...연설 대신 토크콘서트 택한 안철수

  • 등록 2017-08-07 오전 12:01:42

    수정 2017-08-07 오전 12:01:42

△8·27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 선언한 국민의당 안철수 전 의원(오른쪽)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비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의 사회로 자신의 당 혁신 관련 소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6일 오후 당 대표 출마에 대한 명분을 다지기 위한 혁신비전간담회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졌다. 표면적으로는 기자간담회였지만 내용은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토크콘서트 형태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송기석 의원과 김영환 문병호 전 의원 등도 참석했다. 안 전 대표의 당 혁신 방안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이후 진행된 진행된 간담회는 사회자인 박 교수를 주축으로 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그렇다면 안 전 대표는 왜 토크콘서트 형태로 본인의 당 대표 출마에 대한 변(變)을 대신했을까. 정치평론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박 교수는 안 전 대표의 정치적 신념을 지지하는 발언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박 교수는 과거 정치평론가 황태순 위즈덤센터 수석연구위원과 공동 출연한 한 종편에서 황 위원이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포기, 대통령 후보 단일화 등을 거론하면서 ‘안철수는 또 철수했다’고 이름을 빗대 발언하자 ‘이름 가지고 그렇게 함부로 말하는게 아니다’라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박 교수는 이후로도 여러 채널을 통해 안 전 대표의 정치적 신념인 다당제를 의한 정당정치 등을 옹호했다. 박 교수는 지난달에는 YTN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대선에 떨어지면 다 정치 그만둬야 합니까. 지난 총선에서 안철수 3당을 만들어 냈다”며 안 전 대표가 제3당을 만든 저력이 있는 만큼 불씨는 살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안 전 대표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다음과 같은 발언으로 주목받았다.

“대선에는 이기는 사람보다 지는 사람이 더 많다. 한 번 졌다고 안 후보가 대선에 저서 적성이 아니다? 그러면 심상정 후보는요? 유승민 후보는요? 이런 것을 볼 때 적성에 안 맞다는 얘기는 (본인은 좋은 뜻으로 했으나) 듣는 입장에서는 피눈물 나는 겁니다.”

박 교수는 이날 안 전 대표에 대한 질의를 차분하게 이어가며 안 전 대표의 당권 도전에 대한 변을 이끌어 냈다. 그만큼 안 전 대표가 박 교수를 신뢰했기에 이날 토크콘서트 형태의 간담회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안 전 대표가 “숙제도 다 못하고 사라져버리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해 보약먹고 편안하게 있는것보다 독배라도 마시겠다”고 하자 박 교수는 “안 후보가 독배 얘기했는데 축배가 될 수 있다는 생각도 한다. 반드시 축배를 만들 것이다”라며 안 전 대표를 옹호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 이후 안 전 대표는 당내 반대 기류를 누그러트리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날 천정배 정동영 의원 등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안 전 대표의 당 대표 출마에 공식적으로 반대하는 등 넘어야 산은 만만치 않다. 이런 반대를 무릎쓰고 당 대표 출마 등록기한인 오는 10일뿐 아니라 27일 전당대회까지 완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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