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기건조대로 공영홈쇼핑 판매1위 차지한 강소기업

오대운 네이처닉 대표 "브랜드 가치 높여 OEM제작 탈피하는 것이 목표"
끊임없는 디자인 개발이 인기 비결
  • 등록 2016-04-15 오전 7:00:00

    수정 2016-04-15 오후 2:36:30

[일산=이데일리 유근일 기자] “4~5년 내에는 ‘주방용품하면 네이처닉’이라는 소비자 인식이 자리잡을수 있도록 브랜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오대운(사진·51) 네이처닉 대표는 자체 브랜드로 주방용품 시장 최강자가 되는 것을 사업의 목표로 삼고 있다. 네이처닉의 ‘유로시스템 식기건조대’가 지난해 아임쇼핑(공영홈쇼핑)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으로 선정되면서 그의 자신감은 더욱 커졌다.

오대운 네이처닉 대표가 일산 가좌동 회사 디자인연구실에서 식기건조대 제품과 도마 제품을 설명한 후 웃어보이고 있다. (사진=네이처닉)
오 대표는 “홈쇼핑 방송 이후 네이처닉이라는 상표를 단 제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까지 늘었다”며 “아직까진 한샘(009240)이나 한국도자기 등 유명 브랜드의 상표를 부착한 제품의 비중이 절반을 넘지만 추후엔 한샘 매장에서도 네이처닉이라는 상표를 걸고 판매할 수 있을 정도로 브랜드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회사의 첫 상품인 향균 도마가 인기를 끌던 2013년까지 자체 브랜드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가 채 안됐다. 2013년 매출 47억원 중 수출액은 약 11억원. 자체 브랜드 매출 대부분은 수출 물량에서 나왔다. ‘이유식 도마’, ‘청담동 도마’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었지만 창업 5년 남짓한 회사의 브랜드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기엔 힘이 부쳤다.

브랜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그의 선택은 디자인 역량 강화였다. 그는 디자이너를 대거 영입해 신제품 개발에 나섰다. 본사 직원 20명 중 4명을 디자인 인력으로 채웠다. 전체 매출에서 디자인 연구개발(R&D)을 위해 쓰이는 비용만도 10%에 달했다. 이렇게 선보인 식기건조대는 지난해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식기건조대 최초로 디자인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매출을 올리기 시작했다.

오 대표는 “수출을 염두에 두고 물류 포장을 했을 때 부피를 줄일 수 있도록 디자인 과정에서부터 조립 형태로 식기건조대 개발을 시작했다”며 “기존 식기건조대 제품에 비해 부피가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 물류 비용도 60% 가량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디자인 인력을 대거 충원한 덕에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납품하는 제품에 상표별로 다른 디자인을 적용하는 것도 용이했다. 현재 네이처닉의 식기건조대는 한샘, 현대리바트(079430), 까사미아, 일룸 등 주요 업체들을 통해 OEM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회사 매출은 85억원으로 전년(53억원) 대비 37% 가량 증가했다. 특히 홈쇼핑을 통해 단번에 20억원이 넘는 식기건조대가 팔리면서 당초 계획했던 수출 물량을 채우기도 버거울 정도가 됐다. 수출을 염두에 둔 간편한 조립식 디자인은 외려 1인 가구가 늘어나는 국내 시장에서 인기 비결로 작용했다.

오 대표는 “회사의 규모가 40억원에서 80억원으로 2년만에 2배 가까이 커지면서 외주 생산을 주지 않으면 매출 맞추기가 어려울 정도”라며 “회사가 커지는 만큼 디자인 개발과 설비 투자도 꾸준히 늘려 올해는 매출 200억원, 수출 100억원을 기록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그는 중국산 모방 제품을 가장 큰 경쟁 상대로 꼽았다. 새로운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까지는 6개월에서 1년에 달하는 시간이 걸리지만 디자인을 베끼는 일은 금방이기 때문이다. 오 대표는 “법적으로 특허권을 다투는 데 쓰이는 시간과 비용에 비해 얻는 실익은 크지 않다”며 “디자인 분쟁에 시간을 허비하느니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하는 것이 더욱 빠르다”고 설명했다.

그가 자체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일부 국내 대형 주방 기업들은 우리 제품을 그대로 베낀 제품을 중국에서 들여와 자기 상표만 붙여 판매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을 죽이고 살리는 것은 정부보다도 함께 일하는 대기업이 협력업체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달린 일”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오 대표는 “모방품에 흔들리지 않도록 획기적인 디자인을 바탕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갖춰나가겠다”며 “도마와 식기건조대 뿐 아니라 프라이팬 등 다양한 주방용품을 개발해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오대운 네이처닉 대표가 8일 일산 가좌동 회사 창고에 배송을 위해 쌓여있는 식기건조대 제품 앞에 섰다. 네이처닉의 식기건조대 제품들은 한샘 등 주요 생활용품업체에 OEM 방식으로 납품되고 있다. (사진=네이처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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