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필요할 경우 모든 부양책을 총동원하겠다”며 강한 비둘기파적인 성향을 드러냈고, 구체적으로 인플레이션과 단기 자금시장, 은행간 대출금리가 더 악화되면 행동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ECB는 9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사상 최저인 0.25%로 동결했다. 또 하루짜리 대출금리인 최저 대출금리도 0.25%로, 하루짜리 초단기 예금금리도 0%로 각각 유지했다.
이같은 결정은 시장 전망과도 일치하는 것이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이 51명의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을 점친 바 있다.
실제 시장에서는 ECB가 경기 부양을 더 가속화하고 유동성 확충을 위해 올초쯤 마이너스 예금금리 도입 또는 3차 장기대출(LTRO) 실시를 검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가진 드라기 ECB 총재도 “ECB는 가능한 한 오랫동안 현재 높은 수준의 통화부양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필요한 경우 추가적으로 결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단기 자금시장 여건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모든 활용 가능한 수단을 동원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또 “과도하게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여전히 취약한 유로존 경제 회복세가 다시 악화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추가로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며 “다만 현재 통화정책위원회는 당장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드라기 총재는 또 인플레이션에 대해 “점진적으로 우리 정책목표인 2%에 근접하겠지만, 그 이전에는 상당기간 낮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더불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안정돼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기적인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아주 균형적”이라며 “인플레이션 상승을 우려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일본과 같은 디플레이션을 갈 것이라고도 보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