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운전대를 잡아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레이서를 꿈꿔봤을 것이다. 질주를 통해 느끼는 짜릿한 쾌감은 어떤 말로도 설명이 안 되기 때문이다. 날이 갈수록 레이싱 같은 모터스포츠가 인기를 끄는 배경이다.
하지만 그 꿈을 이루기란 쉽지 않다. 우선 꿈을 이뤄줄 차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고성능 엔진을 단 차량들의 가격은 수억원을 쉽게 넘기 때문이다. 이런 운전자들을 위한 나오게 된 차가 ‘닛산 370Z’와 ‘도요타86’이다.
대중적인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닛산 370Z’와 ‘도요타86’을 지난 18일부터 25일까지 일주일간 시승해봤다.
| 닛산 2013년형 ‘370Z’.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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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Z는 지난 1969년 처음 만들어진 차로 일본에서는 ‘페어레이디’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스포츠카의 오랜 역사를 가진 닛산의 스포츠카는 최근 영화 ‘분노의 질주’에서도 등장한 ‘GTR’이 대표작이다. 이 GTR의 동생으로 불리는 차가 바로 370Z이다. 그만큼 스포츠카의 핵심만 간추려 만든 대중형 스포츠카가 바로 370Z라 할 수 있다.
370Z의 외형 역시 스포츠카의 명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바로 ‘롱노즈-숏데크’다. 370Z는 마력이 높은 대형 엔진을 넣기 위해 전면부를 길게 빼고 2인승인 만큼 뒷공간이 거의 없다. 세단의 150km/h보다 370Z의 150km/h는 체감상 더 빠른 속도로 느껴진다.
| 닛산 2013년형 ‘370Z’.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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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커브가 많은 옛 미시령 길을 달려보니 코너링이 원하는 대로 예민하게 따라주진 못했다. 운전을 잘하는 사람은 다소 둔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오르막 구간과 직선 평지코스에서는 333마력을 가진 맹수라는 것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운전이 서툰 초보자가 스포츠카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안성맞춤인 차라고 할 수 있다.
전형적인 스포츠카의 매력을 담은 370Z와 달리 도요타86은 개성을 뚜렷하게 살린 변종 스포츠카다.
| 도요타 ‘도요타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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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86은 코롤라의 쿠페형으로 만들어져 태생부터가 스포츠카는 아니다. 하지만 보통 스포츠카의 단점을 충분히 보완한 스포츠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370Z와 비교해도 무게가 260㎏ 가볍다. 가벼운 차체 중량으로 내리막 구간에서 370Z보다 뛰어난 속도와 성능을 보여줬다. 내고 싶은 속도를 그대로 낼 수 있었다. 다만 평지의 직선코스에서는 힘이 달리고 거친 승차감을 준다.
그러나 도요타86의 매력은 코너링에서 다시 살아난다. 서스펜션이 단단하기로 유명한 도요타86은 코너링 구간에서 370Z보다 반응이 빠르고 운전의 재미를 줬다. 도요타86의 매력을 충분히 느끼기에는 초보자보다는 운전실력이 어느 정도 갖춰진 운전자가 알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요타86은 경기침체로 스포츠카 수요가 크게 줄며 단종됐다 작년부터 다시 생산이 재개됐다.
연비는 도요타86이 훨씬 높다. 수동과 자동이 각각 11.8㎞/ℓ, 11.6㎞/ℓ이다. 370Z는 리터당 9.0km를 달린다. 두 차의 가격은 370Z는 5790만원, 도요타86은 자동이 4690만원이고 수동은 이보다 저렴한 3890만원에 살 수 있다.
| 도요타 ‘도요타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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