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프로야구 8개 구단은 최고의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며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니지만, 실적 얘기만 꺼내면 고개를 떨군다. 매년 모기업에서 100억원 이상의 자금 지원을 받지 않고는 자생할 수 없을 만큼, 재무 구조가 엉망이기 때문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선수들의 몸값은 프로야구 구단 적자의 주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만여 명을 수용하는 `코딱지` 만한 구장 시설 탓에 구단들이 입장료 수입을 늘리지 못하고 있는 것도 적자가 지속되는 배경으로 꼽힌다.
23일 금융감독원과 전자공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해 프로야구 8개 구단 중 가장 돈을 많이 번 구단은 롯데자이언츠로, 영업이익 44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영업이익 14억원에 그쳤던 2010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롯데에 이어 두번째로 돈을 잘 번 구단은 두산베어스였다. 이 구단은 지난해 3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18억원)에 비해 67% 늘렸다.
▲국내 최고 인기스포츠인 프로야구가 지난 7일 개막했다. 사진은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개막전 경기를 찾은 관중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
이밖에 삼성라이온즈와 LG트윈스는 지난해 각각 5억원과 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간신히 `턱걸이 흑자`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는 100억~300억원에 달하는 모기업의 지원금을 매출로 잡았을 때 나오는 수치다. 모기업에서 지원받는 돈을 빼면 프로야구 구단들은 여전히 적자를 벗어가기 힘든 재무 구조다.
롯데자이언츠 관계자는 "입장료 수입과 광고 수입 등은 늘었지만, 야구 선수들의 몸값이 치솟으면서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면서 "모기업으로부터 받는 120억원 가량의 지원금 없이는 운영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구단의 수입은 크게 3가지로, 입장료 수입과 광고 수입· 중계권료 수입 등이다. 때문에 구장이 작아 입장료 수입이 적은 구단일수록 상황은 더 심각하다.
삼성라이온즈(대구, 1만2000명), 기아타이거즈(광주, 1만3000명), 한화이글스(대전, 1만3000명) 등은 매년 구단으로부터 300억원 가까운 지원금을 받지 않으면 운영이 여의치 않다.
모기업이 없는 데다, 구장 마저 작은 넥센히어로즈(목동, 1만6000명)의 경우 허리 띠를 졸라 매는 긴축 재정 속에서도 지난해 3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넥센은 2010년에도 4억원의 적자였다.
김 종 한양대학교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아직 국내 프로야구 시장 규모가 작다 보니 프로야구단들이 모기업의 지원금 없이는 자생할 수 없는 구조"라면서도 "하지만 대구와 광주에 2만5000명 이상을 수용하는 구장이 건설되면 전체적인 시장 규모가 커져 5년 안에 흑자 구단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아직 실적을 공시하지 않은 기아타이거즈는 2010년에는 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해 한화이글스는 영업이익 1200만원을 올렸다.
SK텔레콤(017670)의 스포츠단으로 운영되는 SK와이번스는 실적 공시를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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