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수술에서 메스(수술칼)가 사라진다

서울성모, 암 수술 40% 이상 복강경
부작용 적고, 회복 빨라..생존율 개복수술과 비슷한 수준
  • 등록 2012-03-20 오전 6:00:00

    수정 2012-03-21 오후 3:48:52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3월 20일자 30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정유진 기자] 복강경을 이용해 최소한의 피부만 절개하고 암을 제거하는 시대가 본격화됐다. 출혈과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배를 열어 암을 제거하는 개복 수술은 점차 줄고 있는 추세다.

19일 서울성모병원 최소 침습 센터에 따르면 전체 암 수술의 절반 가까이가 복강경이나 흉강경 수술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암·대장암·전립선암·폐암 등 암별 총 수술 건수 대비 복강경·흉강경 수술이 차지하는 비율을 조사한 결과, 위암 복강경은 40%, 대장암 복강경은 42.4%, 전립선암 복강경은 56.4%, 폐암 흉강경은 49.8%로 나타났다.

복강경·흉강경 수술 건수도 급증했다. 위암 복강경은 248건으로 2010년 대비 19.8%, 대장암 복강경은 359건으로 29.1%, 전립선암 복강경은 106건으로 103.8%, 폐암 흉강경은 90건으로 190.3% 증가했다.

복강경 수술은 배를 열지 않고 0.5cm~1.5cm 크기의 구멍 4~5개만 뚫어 수술한다. 의사는 구멍 속에 몸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내시경과 수술 기구를 넣고 모니터를 보며 수술한다.  
▲김준기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팀이 복강경으로 대장암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개복 수술보다 상처가 적어 감염이나 출혈 등 합병증 발생률이 낮다. 통증과 흉터가 작고 회복 기간 또한 짧다. 1985년 세계 최초로 담낭 절제술에 이용했으며, 국내에는 1990년대 들어왔다.

수술 시 감수해야 하는 위험이 적어 개복 수술할 수 없는 노인 암환자에게도 적용이 가능하다. 김준기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지난해 12월 102세 노인의 대장암 복강경 수술에 성공하기도 했다

복강경·흉강경 수술은 생존율 면에서도 개복 수술에 뒤지지 않는 것으로 속속 밝혀지고 있다. 송교영 서울성모병원 위장관 외과 교수팀이 지난해 5월 미국 외과 종양학회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04~2007년 위암 복강경 수술 환자 182명을 조사한 결과 3년 생존율이 97.3%로 개복 수술과 차이가 없었다.

송 교수는 “복강경·흉강경 수술은 합병증이 적고 생존율도 개복 수술에 뒤지지 않아 앞으로 암 수술에 더 많이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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