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챔피언 성호전자 "콘덴서가 사양사업? 우린 초호황"

"전기차, LED 등 콘덴서 분야 확대해 중견기업으로 성장"
올해 매출 1800억, 내년 2200억 목표
  • 등록 2011-05-17 오전 10:40:00

    수정 2011-05-17 오전 10:40:00

[이데일리 안준형 기자] "콘덴서가 사양사업이라고요"

박환우 성호전자 대표이사는 손사래를 쳤다. 전자부품의 한 종류인 콘덴서가 한물갔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며, 그가 꺼낸 말이다.

박 대표는 "지난 5월5일 등 연휴에도 공장이 쉬지 않고 돌아갈 정도로 콘덴서 사업은 초호황"이라고 설명했다.

콘덴서는 전자제품에서 전기를 축적해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부품이다. 성호전자(043260)는 회사설립 이후 40년간 콘덴서를 만들어왔다.   콘덴서 중에도 필름 콘덴서가 전문분야다. 필름 콘덴서 분야에서 세계 1위. 지난달 말 한국거래소는 성호전자를 히든챔피언으로 선정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 박환우 대표이사 <성호전자 제공>
40년간 한 분야를 파온 뚝심이 빛을 내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2001년 코스닥 상장 때 매출 100억원을 간신히 넘길 정도였다. 하지만 생산품목이 다양화되면서 지난해 매출은 1300억원대까지 성장했다.

규모가 커진 데는 2002년 새롭게 진출한 전원공급장치(PSU)의 몫도 컸다. PSU는 컴퓨터, 복사기 등에 사용되는 전원장치다. 높은 원자재비 탓에 영업이익률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공장을 중국으로 옮기고, 최근에는 LED 시장에도 새롭게 진출하고 있다.

PSU 사업이 커졌지만 그래도 회사의 관심은 콘덴서에 쏠려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생산하는 디지털TV에 독점적으로 필름콘덴서를 공급하고 있다. 국내 시장점유율은 70% 이상이고, 세계 1위 기업이란 자존심도 있다.

박 대표이사는 "콘덴서는 `약방의 감초`인 셈"이라며 "TV나 핸드폰 등 콘덴서가 들어가지 않는 전자제품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계 1위 기술도 진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지난 2005년 일명 배불뚝이TV(CRT)가 디지털TV 밀려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TV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면서 그 속에 들어가는 필름콘덴서도 변화가 필요했다.

TV제조사들은 화재를 대비한 난연성과 소음을 줄일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필름콘덴서를 요구했다. 과감한 투자와 시장 선점이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납품을 늘려 거의 독점공급하게 된 것.

올해 성호전자는 콘덴서 분야에서 또 한 번의 기회를 만들고 있다. 전기자동차, LED 등에 사용되는 필름 콘덴서를 만들 수 있는 설비를 중국에 짓고 있다. 투자금액은 80억원으로 내년 중순쯤 가동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중국 공장이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가면 필름콘덴서의 분야가 확대되고, 원가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바탕으로 중견기업으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우선 올해 매출 목표는 지난해 보다 약 30% 늘어난 1800억원이다.

박 대표는 "차세대 성장산업을 육성해 중견기업으로 올라설 것"이라며 "내년 매출 목표는 2200억원, 2013년엔 30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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