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0년이면 승용차 수요가 345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러시아에는 이미 도요타, 포드 등이 공장을 건설한 데 이어 닛산, 폭스바겐, 미쓰비시 등 세계 주요업체들이 몰려들면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러시아 수입차 시장에서 선두그룹을 지켜 온 현대차(005380)도 현지 완성차 생산체제를 구축, 보다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채비를 갖춘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와관련, "현대차가 현지 생산을 통한 납기 단축으로 시장상황에 보다 탄력적인 대응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재고비 절감, 딜러 만족도 제고 등의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메이드 인 러시아' 기업 이미지 제고를 통한 브랜드 가치 향상과 소비자 신뢰를 높여 러시아 시장에서의 지속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세계 5위 車시장 등극...글로벌업체 공략 본격화
러시아는 최근 원유 값 급등으로 오일머니가 넘쳐나면서 연 6~7%의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는 실질국민소득 증대로 이어져 자동차 등 내구재에 대한 구매력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예측기관인 글로벌 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러시아 자동차 산업수요는 작년보다 17%나 증가한 319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이럴경우 러시아는 미국, 중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5번째 자동차 시장으로 등극하게 된다.
특히 러시아는 지리적으로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유럽시장과 인접한데다 몇 년째 자동차 수요가 제자리 걸음인 유럽과 달리 지속적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따라 현재 러시아 시장에는 총 40여 개의 수입 브랜드가 진출, 각축을 벌이고 있다.
◆ 왜 상트 페테르부르크인가
현대차는 당초 상트 페테르부르크 외에도 중부지역의 2곳, 남부지역의 1곳 등을 러시아 공장 부지 후보로 염두에 두고 있었다.
중부지역의 경우 최대 소비시장인 모스크바와의 근접성과 인프라 측면에서의 강점을 갖고 있었고, 남부지역의 경우 타간로그에 위치한 현대차의 기존 CKD 공장과 가까운 점 등을 고려해 후보지로 편입, 부지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이후 현대차는 부지 조성과 주변 인프라 등의 입지조건을 일차적으로 고려하고 주 정부의 유치 의지와 인센티브 등 투자조건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상트 페테르부르크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상트 페테르부르크가 ▲물류 경쟁력 확보 ▲인센티브 등 정부 지원 ▲우수 인력확보 가능 ▲대규모 소비시장 ▲제반 투자환경 등에서 전반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낙점 배경을 밝혔다.
아울러 상트 페테르부르크 주정부의 끈질긴 유치노력도 한몫 했다.
러시아 공장 건설과 관련해 현대차는 러시아 연방정부로부터 부품 특혜관세를, 주정부로부터 각종 세제 혜택, 부지정지, 도로·전력 등 인프라 지원을 비롯한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받았다.
러시아 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2011년이면 현대ㆍ기아차는 해외생산량이 연간 303만대에 달한다.
현대차 해외공장은 현재 미국 앨라배마, 중국 베이징, 인도 첸나이, 터키 이즈미트에 산재해 있으며, 전체 생산능력이 연간 160만대에 이른다.
내년 본격 가동하는 체코 노소비체 공장에 러시아 공장까지 합치면 현대차는 2011년 해외에서만 총 200만대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여기에 기아차(000270)가 미국 조지아 공장이 가동되는 내년에 총 103만대의 해외생산능력을 확보할 전망이어서 2011년 현대ㆍ기아차의 연간 해외생산능력은 300만대를 넘어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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