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브린의 서울Insight)해외교육비

  • 등록 2007-01-16 오후 12:20:00

    수정 2007-01-16 오후 12:20:00

[이데일리 마이클브린 칼럼니스트] 한국인들은 올 한해 동안 해외유학과 연수에 45억7000달러를 지출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경제연구원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해외지출교육비는 2000년 10억달러에서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올해 45억7000달러를 지나 4년 뒤 10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출 그 자체만으로 놓고 볼 때, 이는 주목할 만한 내용은 아니다. 한국은 세계 경제를 이끌어가는 강국 중 하나이다. 학생이나 일꾼들이 해외로 나가 전문교육을 받고 다른 문화를 접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이같은 트렌드에는 꼭 지목하고 싶은 두 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부적절성이고 또하나는 수업 내용이다.

먼저 부적절성이다. 해외로 나가 공부하는 학생수에 비해 한국으로 들어와 공부하는 외국인 학생 수가 턱 없이 적다. 한국의 대학이나 기타 학교에 들어와 공부하는 학생은 사실 거의 없다.

하지만 정부는 해외로 유학 가는 학생수와 국내로 유학 오는 외국인 학생수를 대비하기를 꺼려한다. 교육은 여행이 아니다. 영어가 국제어로 통용되는 이상 해외 유학생이 더 많을 수 밖에 없다. 교육문제에 있어 수출입 대차대조표를 맞추려 한다면, 국제화된 사회에선 결국 자국민의 손실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

둘째로 수업 내용이다. 배우고자 하는 열의에 비해 실제 교육수준은 한참 뒤떨어지는 것이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이다. 국내외 기업은 이미 오래 전부터 교육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해왔다. 생각하는 법은 가르치지 않고 암기하는 법만을 가르치는 교육의 폐해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물론 얼마간의 변화는 있었다. 하지만 현 교육제도에선 지적 수동성만이 생산될 뿐이다.

학생들이나 치마바람을 날리는 부모들이 교육에 올인하는 까닭은 교육이 평등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가난한 농부의 자녀가 재벌총수의 자녀 만큼이나, 아니 이들보다 더욱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공평한 교육 시스템 덕분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대학교육 외에는 다른 성공의 길이 없다는 점이 문제로 남아있다. 한국의 근대 사회를 발전시켜온 인물들 상당수가 대학교육을 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21세기의 한국에선 대학 외에는 성공의 길이 없다.

인생에 성공하고 좋은 반려자를 만나기 위해 젊은이들은 소위 일류 대학이란 곳에 가야 한다. 대학이 실제 제공하는 교육이 2류의 평범한 내용이라는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이같은 상황이 모순은 아니다. 그건 마치 우리가 입대해야 하는 군대가 형편없다 할지라도 그 안에선 높은 계급을 열망하는 것과 같다. 우리가 입대해야 하는 군대는 약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국가는 하나이고 선택할 수 있는 군대 역시 하나 밖에 없다. 타고난 환경이 삐걱거릴지라도 최선을 다하라고 사람들은 말할 것이다.

아이러니는 만약 대학이 학구적으로 엄격했다면, 출신대학만으로 엘리트를 선발하는 일은 없었을 거라는 점이다. 성공에 이르는 또 다른 길이 마련되었을 것이다.

이같은 수치를 분석할 때, 교육부는 해외로 지출되는 교육비를 줄이려는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

대신 교육부는 국내의 교육제도를 고치는 데 힘써야 한다. 내 의견으로는 이같은 일이 대한민국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장기과제이다. 하지만 조만간 이뤄질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현재로서는 교육공무원들이 해외교육의 중요성을 잘 깨달을 수 있도록 잘 교육받기를 바랄 뿐이다. 사실 정부는 이 같은 현상과 관련하여 성장하는 산업을 뒷받침해주어야 한다. 물론 개중에는 부유층 자녀에게 도피성 해외유학을 부추기며 수수료만 떼어먹는 파렴치한 업체들도 있다.

하지만 유학행렬을 그 자체를 머저리들의 수출처럼 보는 것은 옳지 않다. 유학원 중에는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며 유익한 카운셀링을 해주는 곳도 분명히 있다. 그들의 메시지 중 하나는 해외의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 학생들은 한국에서도 열심히 공부하고 학업에 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제도를 맡고 있는 책임자들이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젊은 희생양들만큼도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점은 참 애달픈 일이다.

마이클 브린(인사이트 커뮤니케이션즈 컨설턴츠 대표이사)

<영어원문>

South Koreans are expected to spend $4.57 billion on overseas education and training this year, according to a recent report.

That figure represents the midpoint in a steady rise from $1.0 billion in 2000 to a forecast US$10.7 billion in four years, said the report in the latest issue of Industrial Economic Research.

Of itself, such expenditure is not necessarily remarkable. Korea is one of the world’s leading economies and its students and workers naturally go overseas to get specialized training or to learn about other cultures.

However, there are two notable features connected with the rising trend. One is an irrelevancy and the other a lesson.

First, the irrelevancy. It has been pointed out that the numbers of outbound Korean students are nowhere near matched by the numbers of inbound students. It is true that few foreign students study in Korean schools and colleges.

But government should avoid the outbound-versus-inbound comparison. Education is not tourism. There will be more outbound students for as long as English is a global language. In a globalizing world, the government would only be hurting its own citizens if it tried to restrict overseas education to “balance the books.”

Secondly, the lesson. A remarkable feature of education in Korea is the contradiction between the passion for learning compared to the actual quality of the education being offered. Korean and foreign employers have been complaining for a long time that the education system does not teach people to think, only to memorize. There have been some changes, but the system still tends to produce intellectual passivity.

One reason for the dedication of students here - well, actually, their mothers - is that education is the great equalizer. The son of the poor farmer can - and indeed is more likely to - become the president of this country than the son of the chaebol chairman - thanks to an education system that treats them equally.

But the other side of this coin is that, despite the fact that modern Korea was built by people without university degrees, there is no other path to success in 21st century Korea. To do well in life, including getting a “good” marriage partner, an ambitious young person needs to get into a university that society believes - maybe for obscure reasons - to be a top one. The fact that these universities offer a mediocre education does not worry them.

This situation is not so contradictory. It is rather like aspiring for a high rank in an army that is not very good at fighting wars. Yes, the army may be weak, but you only have one country and one army to choose from. People will aspire to do well in life even if the structures they are born into are ramshackle.

The irony, of course, is that if the universities were academically rigorous, they would cease to be the only means for selecting the elite. Different paths to success in Korea would open up.

When analyzing the new figures, the Ministry of Education should avoid the obvious temptation to curb overseas expenditure on education.

They should instead give their attention to improving the education system which they are responsible for. That is, in my opinion, the single most important long-term consideration in this country. But it doesn’t look like it’s going to happen any time soon.

For now, let’s hope that education officials are well-educated enough to recognize that it is good that Koreans are going overseas. In fact, government should support the industry that has grown up around the phenomenon. Yes, there are unscrupulous education agents who will encourage overseas education for below-average students of rich parents, just to earn their commissions.

But it would be a mistake to assume that the flow of students going overseas represents the export of idiots. There are also good agents who provide important counseling to the students while arranging their overseas study. One of their messages is that students should study hard and do well at school here in Korea in order to qualify for overseas schools.

It’s just a pity that those responsible for the education system are not as zealous as its young victims to be the best.

By Michael Breen(The president of Insight Communications Consulta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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