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끝내 선종..바오로 2세 누구인가

  • 등록 2005-04-03 오전 5:49:39

    수정 2005-04-03 오전 5:49:39

[edaily 조용만기자] 264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전세계 수천만 가톨릭 신도들의 기도속에 마침내 선종했다. 교황은 가톨릭 교회의 수장이자 11억 가톨릭 신자들의 정신적 지도자로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 사도의 우두머리인 베드로의 후계자 등으로 규정돼 왔다. 1978년 교황으로 선출된 요한 바오로 2세는 26년간 교황으로 봉직하며 종교적 지도자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20세기 후반 냉전시대에 세계의 평화와 민주화를 위해 노력한 정치 지도자의 면면도 함께 보였다. ◇폴란드 청년 문학도, 세계의 정신적 지도자로 교황은 1920년 폴란드 크라코프 인근의 바도비체라는 작은 도시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카롤 요제프 보이티와(Karol Josef Wojtyla). 지난해 5월18일 84세 생일을 맞아 펴낸 회고록 `일어나 함께 가자`에 따르면 교황은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했으며 한때 재능있는 배우로 인정을 받기도 했다. 1939년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 대학을 폐쇄하면서 배우의 꿈을 접고 신학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나찌 치하에서 그는 비밀리에 운영됐던 크라코프의 신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했고 26세 때인 1946년 사제서품을 받았다. 바오로 2세는 사제가 된지 18년만에 크라코프의 주교로 임명됐고 3년뒤인 1967년에는 추기경에 올랐다. 문학과 연극뿐 아니라 스포츠도 좋아했다. 회고록에서 그는 크라코프 주교로 서임됐을 당시는 폴란드 리나강을 카누로 여행하던 중이었다고 전했다. 교황 비오 12세의 결정을 통보받고 바르샤바에서 추기경을 만나 직분을 수락한 바오로 2세는 "카누여행을 마쳐도 되겠느냐"며 대주교의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추기경이 된 후로는 프랑스 등 유럽 각지에서 활발한 사목활동을 펼치며 명성을 쌓았다. 1978년 요한 바오로 1세가 등위 33일만에 사망하자 요한 바오로 2세는 지난 1978년 10월16일 제 264대 교황에 등극했다. 당시 교황의 나이는 58세로 20세기들어 최연소 교황으로 기록됐다. ◇왕성한 순례활동..시련도 많아 교황은 취임 후 역대 어느 교황보다도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쳤다. dpa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그동안 104차례 해외국가들을 방문했다. 여행거리는 193만km에 달했고 2400여차례의 연설을 통해 전 세계에 복음을 전파했다. 교황은 회고록에서 자신이 군중으로부터 인기를 끄는 것은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려는 마음자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특히 79년 6월에는 공산체제하에 있던 조국 폴란드를 전격적으로 방문했고 이는 폴란드 자유노조 운동 등 민주화 움직임으로 이어지며 동유럽 공산체제의 붕괴를 불러오는 계기가 됐다. 지난 2001년 5월에는 교황으로서는 처음으로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이슬람 사원을 방문하는 등 종교간 갈등을 해소하는데도 노력을 기울였다. 교황의 병세가 악화되자 중동지역의 이슬람 신도들이 기독교도들과 함께 교황의 회복을 기원한 것도 이같은 노력의 결실이다. 1984년에는 한국 천주교 200주년을 기념해 방한, 103명의 성인들에 대한 시성식을 집전했다. 분쟁지역과 독재국가, 오지 등에 대한 순례도 빠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사고도 적지 않았고 살해위협도 있었다. 지난 1981년 이탈리아 로마 성베드로 광장에서 암살범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지병·고령의 벽..그리스도 곁으로 교황은 1990년대 초반부터 건강악화에 시달려왔다. 교황은 파킨슨씨 병으로 고통을 겪었고 올들어서는 고령까지 겹치면서 이상신호가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초, 독감과 후두경련으로 열흘간 입원하면서 교황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교황은 퇴원후인 24일 호흡곤란 증세로 기관절제 수술을 받았지만 몸무게가 19kg이나 빠지면서 코튜브를 통해 영양을 공급받아야 할 처지가 됐다. 병세가 악화되면서 전세계 수많은 신도들이 바티칸에 모여들어 교황의 회복을 기원했지만 교황은 중병 환자를 구원하는 마지막 의식인 병자성사를 받고, 주교단 인사를 실시하는 등 마지막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안젤로 코마스트리 바티칸 주교총대리는 성베드로 광장에 몰려든 수만명의 신도에게 "오늘밤 그리스도가 교황을 위해 문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청은 선종후 조종을 울려 로마 전역에 교황의 서거 사실을 알렸다. 교황 바오로 2세의 재임기간은 26년으로 역대 교황의 평균 재위기간인 7.3년을 크게 웃돌고 있다. 그는 초대 교황인 베드로 사도와 비오 9세(1846~1878년)에 이어 역대 3번째 장수 교황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초췌한 얼굴 尹, 구치소행
  • 尹대통령 체포
  • 3중막 뚫었다
  • 김혜수, 방부제 美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