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직후 78억원어치 팔린 ‘쌀 맛집’ 약국

당뇨 환자들의 혈당 관리 위한 쌀 개발
당박사 쌀 12개월 분 가격은 79만 2000원
  • 등록 2025-01-14 오전 9:05:40

    수정 2025-01-14 오전 9:36:12

이 기사는 2025년1월7일 9시5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페이지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2025년01월07일 09시05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약국에서 파는 쌀이 화제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 중인 당박사 쌀. (갈무리=김지완 기자)


6일 동성제약(002210)에 따르면, ‘당박사 쌀’을 전국 약국에서 유통 중이다. 앞서 동성제약은 당박사 쌀을 지난해 12월 출시했다. 당박사 쌀은 혈당 상승 기능 방지를 받았다. 이 쌀은 일반 쌀에 크롬 표모 등의 혈당 조절 성분을 첨가해 만들었다.

당박사 쌀은 출시하자마자 눈에 띄는 행보를 보였다. 동성제약은 지난달 20일 78억원 규모의 당박사 쌀을 국내 생명보험사에 공급하게 된 것이다. 동성제약은 해당 내용을 공시했다.

“당뇨병, 평생 식이조절 해야”

인슐린은 혈액 속 포도당을 세포 속으로 들여보내 혈당을 낮추는 단백질 호르몬이다. 인슐린은 혈당을 세포로 운반하는 배달부다.

인슐린 분비가 줄어들면 체내 세포가 혈액 속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끌어들이지 못한다. 인슐린 부족은 신체 기능 전반에 문제를 유발한다. 인슐린 분비 저하가 되면 혈액 속에 포도당이 많은 상태가 돼 고혈당이 된다.

이런 고혈당 환자들의 소변에 당이 섞여 나오면 당뇨병이 된다. 당뇨병은 인슐린이 전혀 생산되지 않는 제1형 당뇨병과 인슐린 분비량이 적거나 기능 문제가 있는 제2형 당뇨병으로 각각 구분한다.

동성제약 관계자는 “당뇨 환자들은 혈당 관리를 위해 현미를 먹는다”며 “현미는 소화가 천천히 되는 특성으로 대표적인 혈당 조절 식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현미 맛이 백미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데 있다”며 “현미 외에 선택지는 탄수화물 섭취량 자체를 줄이는 것 뿐인데 이 역시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당뇨병은 평생 관리해야 질환이라는 데 있다.

그는 “당뇨병은 약물투여나 수술, 그 어떤 치료로도 완치할 수 없는 서서히 진행되는 질병”이라며 “즉,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뇨병 환자는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지 않는다면, 식감이 떨어지는 현미 섭취를 평생해야 한다는 얘기다.

크롬이 핵심성분...혈당 낮춰

당박사 쌀은 이런 현실에서 등장한 대안이다.

동성제약 관계자는 “당박사 쌀은 당뇨 환자들의 혈당 관리를 위해 개발했다”며 “일반 쌀에 크롬 효모 등의 당 조절 성분을 첨가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선호도가 떨어지는 현미 대안”이라며 “일반 백미와 큰 차이가 없어 당뇨 환자의 혈당 관리는 물론, 식생활 만족도까지 개선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덧붙였다.

당박사 쌀은 크롬 효모와 천연식물 4종(여주열매, 호로파, 고교맥, 모링가) 등에 쌀을 섞어 만들었다.

당박사 쌀의 핵심 성분은 크롬이다.

그는 “크롬은 크로모듈린 단백질과 결합해 인슐린-인슐린 수용체 결합하게 된다”며 “이때 인슐린 신호가 강해져 2배 많은 혈당이 세포 속으로 유입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크롬이 인슐린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세포 속에 충분한 혈당(에너지)이 공급돼 신체대사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고 덧붙했다.

크롬이 혈당을 세포 속으로 집어넣는 펌프 역할을 한단 얘기다.

(출처=Diabetes Care 2004;27:2741?2751)


동성제약 관계자는 “인슐린 부족으로 혈당이 세포에 충분히 유입되지 못할 때, 세포가 매우 배고픈 상태가 된다”며 “당뇨병 환자들이 단 음식을 찾는 이유”라고 설명을 곁들였다. 그는 이어 “밥을 먹고 나서도 후식으로 초콜릿이나 과일을 찾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인슐린 분비가 충분하지 않거나 세포가 인슐린에 반응하지 않을 경우, 세포는 필요한 에너지를 얻지 못하고 에너지 결핍 상태가 된다. 이 때문에 뇌는 에너지 결핍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는 고당분 식품을 찾게 된다. 혈당 수치가 높은 사람들이 단 음식을 더 많이 먹고 싶은 욕구가 크다. 단 음식은 혈당을 신속하게 높여주기 때문에 일시적으로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

“병원 급식수요 충분...다이어트 식품으로 확장”

크롬 보충에 따른 효과는 인체적용 시험에서도 확인됐다.

동성제약은 당뇨병 가족력이 있는 과체중 임상자 29명을 대상으로 8개월 간 대조실험을 했다. 투약군엔 매일 1㎎의 크롬을 보충했다. 실험결과, 위약군은 지속적으로 인슐린 민감도가 떨어졌고, 투약군은 인슐린 민감도가 증가했다. 인슐린 민감도가 증가하면 인슐린 작용이 증가해 혈당이 감소한다.

당박사 쌀은 장밋빛 매출 전망을 기대케 한다.

동성제약 관계자는 “당박사 쌀은 당장 요양병원과 병원 급식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며 “전국 약국을 통해 유통 중인데 온라인, 쇼핑몰 등으로 확장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발표한 2010-2022년 사이 국내 당뇨병 의료비 지출액. (출처=한국내분비학회에서 발간한 학술지 ‘Endocrinology and Metabolism’의 2024년 9월에 게재된 논문)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당뇨병 환자 수는 540만명으로 추정된다. 당뇨병 유병률은 30세 이상 인구에서 14.8%로 집계됐고, 남성이 여성보다 1.3배 높았다. 2022년 한 해에만 국내 당뇨병 의료비 지출액은 3조 4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3조 1000억원이 외래 환자 진료비, 2760억원이 입원 환자 진료비였다. 평균적으로 외래 환자는 86만원을, 입원 환자는 290만원을 각각 지출했다.

당박사 쌀의 12개월분(1개월 5㎏ 기준)가격은 79만 2000원이다. 10만명이 소비한다고 가정하면 연 매출 792억원에 달한다.

그는 “당박사 쌀의 장기 목표는 당박사 쌀이 다이어트 식품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라며 “밀가루처럼 가공된 탄수화물은 빠르게 흡수돼 혈당 스파이크로 이어진다. 이때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되며 체중 증가로 이어진다. 탄수화물이 다이어트의 최대 적이란 측면에서 당박사 쌀이 당뇨병 환자를 넘어 일반인에게도 상당한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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