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리보세라닙, 빠르면 2월 美승인...성공 확률은

  • 등록 2025-01-08 오전 9:47:55

    수정 2025-01-08 오전 9:47:55

이 기사는 2025년1월6일 7시47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페이지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성공하면 대박, 실패하면 위기’

HLB(028300)의 명운을 가를 3월이 임박했다. 1차 실패를 딛고 미국에서 승인된 두번째 항암제로 이름을 올릴지, 2차 실패로 주가가 다시 바닥을 칠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에서 승인받은 한국의 항암제는 유한양행의 렉라자가 유일하다.

올해 3월 전 허가 발표...과거 사례 보니

6일 HLB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리보세라닙의 미국 신약 허가신청(NDA)을 심사하고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법정 기한(PDUFA)은 3월 20일이다. 그 기간 전까지는 승인 결정이 나온다는 의미다.

HLB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승인 가능성을 낮지 않게 보고 있다”며 “기간은 GC녹십자 알리글로도 PDUFA 기한보다 한 달 정도 빨리 나왔기 때문에 3월 20일 전에 나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측은 빠르면 2월 중 FDA 허가여부가 결정날 것으로 보고있다.

진양곤 HLB 회장 (사진=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승인 대상 치료제는 ‘리보세라닙’과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간암 1차 치료제다. 리보세라닙은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가 개발하고 있는 경구용(먹는) 표적항암제다. 2007년 HLB 엘레바가 미국 어드벤첸 연구소로부터 글로벌 판권(중국 제외)을 인수하며 사업화가 시작됐다. 리보세라닙은 혈관 내피 성장인자 수용체(VEGFR-2)를 억제해 암세포에 산소와 영양분의 공급을 차단하는 기전을 갖는다. 즉, 암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의 공급 경로인 신생혈관 생성을 차단해 암세포를 굶겨 죽이는 방식이다.

지난 5월 HLB는 FDA 허가를 받는데 실패했다. 캄렐리주맙을 개발한 중국 파트너사인 항서제약의 제조시설에서 문제가 발견됐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올해 3월에는 다른 결과가 나올까. 업계의 전망은 여전히 반으로 갈린다. 먼저 미중갈등에 영향을 안 받을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리보세라닙의 임상은 단독요법이 아니라 병용요법으로 디자인 됐는데 함께 쓰이는 약물이 중국 제약사인 항서제약이 개발한 면역항암제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보니 FDA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작년 FDA에서 승인된 신약은 전체 55건인데 그 중 중국에서 개발한 약물은 단 2건이다. HLB 리보세라닙과 병용요법으로 쓰이는 항서제약 약물도 중국에서 비소세포폐암, 간암 등의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지만 FDA에서 승인받은 사례는 아직 없다. 승인받은 약물도 세상에 없던 신약(퍼스트인클래스)으로 승인받은 경우였지만 리보세라닙과 같은 항암제는 미국에 이미 존재한다.

익명을 요구한 항암제 개발 바이오기업의 한 임원은 “첫 허가 실패의 이유도 FDA에서 중국 항서제약 문제로 지적한 내용이지 않냐”라며 “트럼프가 중국에 적대적인 것도 있고 중국 약물과 병용요법으로 허가받는 건 여전히 리스크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싫어하는 트럼프 리스크?...“약물 좋다면 문제없다”

반면 이번엔 승인이 가능하다고 보는 입장도 존재한다. 먼저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의 효능이 뛰어나고 1차 실패시 FDA가 항서제약에 문제로 지적한 부분이 제조시설 부분이며 약물 자체에는 지적사항이 없었다는 것이 첫 번째 논리로 거론된다.

실제 리보세라닙은 지난 11월 네이처에 임상 결과가 게재되며 적응증 확대에 청신호가 켜졌다. 리보세라닙이 포함된 시험군은 대조군 대비 무진행생존기간(mPFS) 중앙값 7.1개월 vs 5.2개월, 전체생존기간(mOS) 중앙값 23.3개월 vs 18.9개월, 객관적반응률(ORR) 56.6% vs 38.8%를 보였고,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여, 현저히 높은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HLB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임상 데이터 (데이터=이데일리DB)
캄렐리주맙 또한 다른 PD-1 억제제들과 유사한 작용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지만, 몇 가지 차별점이 있다. 반응성 모세혈관 내피 증식(RCCEP)이라는 특이한 면역 관련 피부 독성을 나타낸다. 이는 경미하고 가역적이며 예측 가능한 부작용으로, 다른 PD-1 억제제에서는 흔히 보이지 않는 특징이라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두 번째로 작년 FDA가 1차 허가를 불허한 사례가 2건 있었는데 이들은 지적사항을 보완한 후 모두 2차 시도에서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HLB 또한 승인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 작년 FDA는 갈락토스혈증 치료제인 ‘govorestat’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료제 ‘MDMA’를 임상 신청서의 결함과 불충분한 데이터를 이유로 승인 불허했지만 2차 신청에서 승인한 바 있다.

회사 측 관계자는 “FDA가 약물이 좋다면 정치적인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승인한 사례는 충분하다”며 “그동안의 과정에서도 미중갈등과 관련해 불이익을 준다거나 차별하는 부분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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