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야의 한반도 안보 석학인 브루스 베넷(71)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11일 이데일리와 특별인터뷰에서 “중국은 북한에 대한 지렛대가 작은 만큼 북핵 위협 혹은 러시아로의 군수 물자 이전을 억제하는데 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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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베넷 연구위원은 중국 역할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밝힌 것이다. 그는 “북한은 이르면 5년 안에 핵 무기를 300~500개 보유할 수 있다”며 “중국은 이 정도면 북핵이 중국 자신에게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미 양국은 북핵이 결국 중국에 위협이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설명하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중국은 북핵을 미국 견제용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기류가 강한데, 이같은 인식을 깨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1960년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처럼 전략적 명확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토식 핵 공유는 유럽에 미국 전술핵을 배치하고 핵기획그룹(NPG)을 통해 핵 정책을 논의하는 내용이 골자다. 베넷 연구위원은 “노후화로 인해 해체가 예정돼 있는 미국 전술핵의 현대화 비용을 한국이 부담한다면 위기가 왔을 때 신속하게 미국 전술핵을 한반도에 배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한국 전술핵 저장시설을 현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냉전기 시절인 1991년까지 경기 오산과 전북 군산에 미국 전술핵을 배치했지만, 그 이후 30년 넘게 관련 시설을 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