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 흑전 넘어 폭발…1년 새 처방건수 50%↑

내년 실적전망 매출 4886억원, 영업이익 732억...흑전 확실
올 상반기 엑스코프리 매출 57.5% 증가
  • 등록 2023-10-27 오전 8:15:43

    수정 2023-10-27 오전 6:41:11

이 기사는 2023년10월24일 8시15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페이지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SK바이오팜(326030)이 엑스코프리 처방 건수 확대에 힘입어 손익분기점을 돌파가 임박했다.

SK바이오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사진=SK바이오팜)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의 내년 실적으로 매출액은 4886억원, 영업이익 732억원을 각각 전망했다. 당장 SK바이오팜이 오는 4분기부터 흑자전환해, 내년 연간 흑자를 시현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SK바이오팜의 올해 실적 전망치가 매출 3440억원, 영업손실 340억원이었음을 고려하면 괄목상대할 성장세다.

엑스코프리(Xcopri)는 SK바이오팜이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로, 성분명은 세노바메이트(Cenobamate)다. 이 치료제는 지난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2020년부터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엑스코프리는 뇌 이상신호에 의해 반복적으로 발작이 일어나는 뇌전증을 치료한다. 이 치료제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탐산과 흥분을 낮추는 물질인 ‘GABA’에 작용해 발작을 억제한다.

“4분기 흑자전환”...처방건수 50% 늘어

우선 SK바이오팜은 올 4분기 손익분기점(BEP)을 돌파가 확실시 된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4분기 흑자 목표는 유지 중”이라며 “이를 위해 매출은 높이면서 판관비를 줄이는 등의 실적 관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 전체가 4분기 흑자 전환 목표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고 부연했다.

지난달 엑스코프리 처방 건수(TRx)는 2만 2566건으로 작년 같은 달 대비 48.3% 증가했다. 엑스코프리 처방건수는 앞선 7월, 8월에도 각각 2만 1619건, 8월 2만 3533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대비 각각 55.8%, 54.2% 증가한 수치다. 1년 새 엑스코프리의 처방 건수가 50%가량 늘어난 것이다.

미국은 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 약 60%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오는 2024년에는 41억 달러 (약 4조 74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미국 뇌전증 치료제 시장 선두주자는 벨기에 UCB다. UBC는 빔팻, 케프라, 브리비엑트, 나이질람, 핀테플라 등 5종의 뇌전증 치료제를 보유하고 있다. UCB는 지난해 24억 9020만유로(3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복제약 2종 복용해도 발작 계속되면 엑스코프리 처방

엑스코프리의 처방 숫자가 폭발하는 데는 압도적인 효능이 중심에 있다.

그는 “뇌전증 환자는 발작이 멎을 때까지 평균 3개 정도 약을 순차·교차처방을 받는다”면서 “맨 처음 두 번은 오리지널 제제 가격의 1/10 수준인 값싼 복제약을 처방하고, 그리고 3번째 단계에서 엑스코프리 또는 브리비엑트(Briviact) 처방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래 엑스코프리는 브리비엑트와 경쟁 관계였다”며 “하지만 최근 엑스코프리의 효능이 우위에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3단계 처방에 맨 먼저 이름을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존엔 빔펫이 복제약 다음으로 가장 먼저 처방되는 약이었으나, 빔펫이 지난해 3월 특허가 만료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1차·2차 처방에서 빔펫과 동일 성분의 복제약 처방이 이뤄지고, 3번째 처방에서 빔펫과 다른 성분의 오리지널 제제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뇌전증 치료에서 의사가 약을 바꿔가면서 계속 처방하는 이유는 발작이 멈추지 않기 때문”이라며 “복제약 복용에도 약발이 안 듣고, 발작이 계속되는 환자들이 처방받는 약이 엑스코프리”라고 전했다. 이어 “3단계 처방에서 약발 듣는 환자 비율이 4.4%에 불과하다”면서 “의사 입장에선 조금이라도 효능이 좋은 약을 처방할 수밖에 없다. 엑스코프리가 브리비엑트보다 효능이 좋기 때문에, 처방 우선 순위를 차지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엑스코프리의 발작빈도 감소율은 55%로, 브리비엑트 등 경쟁 약물의 20~40%를 압도한다. 그 결과, 전문의를 중심으로 엑스코프리 우선 처방이 이뤄졌으나 현재는 일반의 처방 비율이 50%까지 올라오면서 처방 건수가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브리비엑트는 엑스코프리 출시 전 연평균 처방건수 성장률이 40%를 상회했으나, 현재는 20% 초반으로 곤두박질쳤다. 뇌전증 치료제의 발작 소실률은 1단계 처방 50.5%를 시작으로 2단계 11.6%, 3단계 4.4% 순으로 급감한다.

적응증 확대, 경쟁약 특허 만료 등 호재 만발

엑스코프리의 중장기 전망도 긍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브리비엑트는 성인 처방은 급감하는 가운데, 소아 처방이 이를 상쇄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엑스코프리는 오는 2025년 소아 적응증 임상을 완료할 예정이다. 엑스코프리 소아 처방 확대가 이뤄지면 브리비엑트와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현재 추이면 내년 브리비엑트가 ‘성인+소아’ 전체 처방 숫자가 엑스코프리 처방 건수를 밑돌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엑스코프리는 현재 성인 뇌전증 환자, 부분발작 등으로 적응증이 제한돼 있다. 반면, 브리비엑트는 지난 2021년 8월 소아 적응증을 추가했다. 미국 내 간질 환자 비율은 성인 80%, 소아 20%로 나뉜다. 간질 비율은 부분발작 55~60%, 전신발작 26~32% 순이다.

더욱이 브리비엑트는 2025년 특허 만료를 앞두고, 빔펫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1·2차 처방에서 핌펫과 함께 브리비엑트 복제약이 처방되고 3차 처방에서 엑스코프리가 선택될 가능성이 높단 얘기다.

파이프라인 추가에 따른 영업력 강화도 엑스코프리 판매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그동안 엑스코프리 단일 파이프라인으로 세일즈파워(영업력)이 약했다”면서 “현재 신규 치료제 판매계약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다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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